|
 |
사측 개악안이 마침내 철회됐다. 지난 10차 교섭까지 사용자측 요구안을 교섭의제로 삼아 설명하겠다고 고집했던 사용자들이 이날 스스로 요구안을 거둬들였다. 교섭시작 3개월만에 드디어 교섭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27일 오후 2시 만도지부 평택공장에서 열린 11차 중앙교섭.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박헌승 대표는 “교착상태에 빠져버린 중앙교섭을 풀기 위해 견지했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우리의 요구를 공청회에서 다루자는 금속노조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창한 위원장은 “사용자측이 제기하고자 했던 내용들에 대해서는 노사간에 신뢰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고 결단해준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곧바로 노조 4대 요구안에 대한 사측 제시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조기타결에 대한 기대는 물건너갔다. 사측은 최저임금을 단 돈 100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조합활동 보장, 비정규직 처우개선은 노조 요구안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사측의 제시안을 받아든 충남지부 박창식 수석부지부장은“껌값도 500원이고 애들도 100원 주면 안 받는데 이게 뭐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타결하기 위한 기조의 변화는 있지만 조속히 타결하려는 내용에는 대단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 90% 이상이 최저임금은 80만원 이상이 되야 한다고 했다”며 “교섭을 빨리 마무리할 의지가 있다면 새로운 안을 제출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측은 “최저임금에 대해 비자동차부품사 중에서는 상당하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사업장이 있고, 이행하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기계도입시 노사합의 등 이런 부분을 노동조합과 일일이 합의하면 사업 못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나 국회에서도 처리하지 못한 문제를 합의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에서 정회를 통해 노동조합이 받을 수 있는 수정안을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측은 “이 안을 내기까지 숱한 내부적인 고통을 겪었고 정회시간이 아무리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진전된 안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노조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KM&I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사측은 “합의사항 이행문제는 중앙교섭 테이블에서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합의는 하지만 이행하지 않아도 책임 못지겠다와 똑같은 얘기”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합의의 주체가 이행의 주체이기 때문에 개별사업장에게도 약속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묻고 지부에게 묻고 전체 사용자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결국 사용자측에서 수정안을 내지 않아 오후 4시 교섭이 결렬됐다.
그러나 사측이 교섭 시간과 장소를 실무적으로 정하자고 해 이번 주 중에 다시 교섭이 열릴 가능성이 생겼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