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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임금, 모욕, 멸시 사슬 끊었습니다”


글쓴이: 교선부장

등록일: 2017-04-26 09:03
조회수: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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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임금, 모욕, 멸시 사슬 끊었습니다”[사람과 현장] 금속노조 가입하니 싹 달라졌다는 당당한 노동자들, 삼화지회

 

 

“육두문자에 조인트 까기, 여성인권 침해… 삼화에 10년 다니는 동안 이런 회사를 다녀야 하나 사표 낼까 항상 갈등했어요. 그런데 금속노조 가입하고 나서 출근이 즐거워요.” 노조 경기지부 삼화지회 김연숙 교육선전부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지회는 금속노조 가입 뒤 임금체계를 바꿔 임금을 올리고 복지도 개선했다. 김연숙 부장은 “조합원들이 나가고 싶은 회사에서 들어오고 싶은 회사로 생각해요. 지역 노동자들이 들어오고 싶어 한다는 소문도 났어요”라고 자랑한다.

 

지난 2월27일 안성에서 담배필터를 생산하는 (주)삼화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지회를 만들었다. 지회 출범 후 두 달 만에 사측과 금속노조 기본협약과 단체협약,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자잘한 수당을 붙여 겨우 최저임금에 맞추던 임금을 기본급화 하고 10만원 가량 올렸다. 조합원 가입대상 79명중 77명이 똘똘 뭉쳐 투쟁한 결과다.

 

삼화는 노동자들을 일상으로 모욕하고 멸시했다. 전 공장장은 노동자에게 개인 심부름을 시키기도 했다. 남성 노동자들에게 욕을 내뱉고 폭력을 휘둘렀다. “공장장이 여자 화장실이 지저분하다며 휴지통을 모두 없애고 하나만 남겨놨어요. 여성들은 생리대를 버리지 못해 손에 들고 나와 다른 곳에 버리거나 집에 가져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건 인권 문제잖아요.” 김연숙 교선부장은 조합원들이 착해서 이런 일을 당하고도 참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지회는 교섭에서 공장장 인사이동을 요구했고 쟁취했다.

 

삼화는 “남성은 가장이니 더 줘야 한다”며 여성 노동자 임금을 차별했다. 여성노동자 임금을 떼서 남성들에게 준 셈이다. “여성노동자가 남성들과 똑같이 일해요. 여성 혼자 벌어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가장도 있고요.” 남성들의 불만을 잠재우려 더 주는 것처럼 속임수를 쓴 것이다.

 

전 사원 90% 반대 취업규칙 개악 강행

 

삼화는 노동자들을 조삼모사 식으로 또 속였다. 삼화는 법정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본급을 올리지 않고 각종 수당을 붙여 최저시급에 맞춰왔다. “2016년 노사협의회에서 회사가 ‘본사에서 가져오는 돈은 정해져있고 최저시급은 맞춰야하니 포괄임금제를 하자’고 했어요. 작년시급 6,030원인데 수당을 합치니 7천원대로 오르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급이 오르는 게 아니라 기존에 받던 임금을 합친 것 뿐 이었어요. 깜박 속을 뻔 했죠.”

 

김연숙 교선부장은 노조 가입 전에 노사협의회 노측위원이었다. 노측위원들은 회사의 제안이 취업규칙 개악임을 알고 거부했지만 회사는 개별면담이라도 해서 어떻게든 설득시키라고 했다. 노사협의회 위원들을 앞세워 임금체계 개악을 시도한 것이다.

 

“투표를 하자고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신의 한 수였어요.” 노사협의회 위원들은 전체 직원 투표를 하자고 제안했고 투표결과 88명이 투표해 77명이 반대했다. 회사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지만 회사는 “그냥 하라”고 명령했다.

 

“노사협의회 위원 네 명이 대놓고 무시당한 거죠. 노사협의위원 사퇴하겠다고 하고 라인에 갔더니 라인장분들이 이러지 말고 노조를 하자고 했어요.” 김연숙 부장이 노조 가입 계기를 설명했다.

 

이미 라인장급들과 직급이 있는 직원들 불만이 쌓이고 쌓인 상태였다고 한다. “수당으로 임금 장난을 하니 동종업체 네 개사 중 임금이 가장 낮아요. 본사에서 주는 돈을 나눠주는 식으로 경영을 하니 근속 낮은 노동자들 최저임금 먼저 배분하면 근속 높은 사람들은 임금이 거의 제자리에요.” 노조에 가입하자고 했을 때 전 직원이 빠짐없이 가입한 이유는 켜켜이 쌓인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에 노조결성 상담 정보 흘린 한국노총 안성지부

 

“올해 초 노조를 만들자고 했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계열사인 삼화제지 노동조합에 찾아갔어요. 회사가 알까봐 몰래갔어요.” 삼화제지에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있다. 삼화제지 노조의 안내로 한국노총 안성지부에 찾아갔다. “한국노총 안성지부 회의장에 조합원들을 모으고 거기서 노조를 설립했어요. 그런데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정말 회사 몰래 갔는데 한국노총에서 상담 받았다는 사실을 회사에 돌아가기도 전에 관리부가 먼저 알고 있는 거예요.” 이영욱 수석부지회장이 드라마 같은 노조 가입 이야기를 말 한다.

 

“한국노총 안성지부장하고 삼화 관리부 차장하고 20년 친구더라고요. 안성시청 창조경제과에 노조 설립 관련 문의를 했는데 그것도 바로 회사에 정보가 들어가고……. 관리직들이 노동조합 뜨면 알아서 하라며 협박했어요.” 이용욱 수석은 좌절했지만 꺾이지 않았다. 조합원들의 열망이 컸다.

 

삼화는 노조 설립을 막으려고 안성시청에 허위 사실로 공문을 보냈다. “노조 설립하고 시청에 규약과 임원 명단을 첨부해 설립신고를 했어요. 회사가 시청에 공문을 보냈더라고요. 위원장은(현 지회장) 인사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이라 위원장 자격을 인정하지 못하겠다. 나머지 임원들도 사용자에 포함되고 회사 기밀을 알고 있다 등 여덟 가지 이유를 들이댔어요.”

 

안성시청은 “어이가 없다. 시급제 노동자가 무슨 회사 경영을 하느냐”며 비웃고 삼화의 이의제기를 돌려보냈다.

 

이용욱 수석이 금속노조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노총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더라고요. 회사에 정보를 흘리기도 했지만 상담하러 낮 시간에 찾아갔는데 안성지부 사무실에 지역 노조 간부들이 모여 무언가 정상적이지 않은 일을 하면서 인터넷 찾아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금속노조의 문을 두드리게 됐어요.”

 

 

 

“서운했지만 나중에 이유 알았어요”

 

“금속노조 경기지부에 찾아가 가입상담을 했는데 지금 당장은 못 받아 준다고 해요. 노조가입 한다는데 못 받아준다고 하니 서운하더라고요. 교육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했어요.” 이용욱 수석부지회장은 당시 금속노조의 설명이 조금 황당했다고 한다.

 

경기지부가 교육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말 한 이유는 가입 후 회사를 상대로 싸울 때 버틸 맷집과 조직력을 강조한 탓이다. 회사의 탄압 앞에서 지회를 이끌 간부들의 노동자 의식 무장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준비과정 없이 지회를 설립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버티기 어렵다.

 

“그냥 가입원서만 쓰면 다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퇴근 후, 주말에 교육을 받았습니다. 노동자 의식, 산별노조란 무엇인가, 금속노조의 역사와 체계, 운영 원리 등등… 힘들었지만 겪어보니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서운할 게 아니라 정말 당연한 거더라고요.” 이용욱 수석은 지부와 상의해 조합원까지 교육을 확대했다. 삼화지회 간부들은 열심히 교육에 참여했고 조합원들도 퇴근 후 교육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금속노조 기본 교육을 마치고 드디어 2월27일 조합원 총회를 소집해 한국노총 삼화노조에서 금속노조 삼화지회로 조직 전환투표를 했다. 100% 찬성이었다. 서류상 휴면노조를 해산시키고 기업노조 상태로 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한 뒤 금속노조 가입을 성사시킨 보기드문 과정을 거쳤다.

 

노조 가입 뒤 180도 달라진 회사 태도

 

“한국노총 소속일 때 ‘그래 너희들 한번 해봐라’는 식으로 무시하더니 금속노조에 가입하니까 회사 태도가 확 달라지는 거예요.” 지회 규모가 크건 작건 금속노조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갖는 존재감이다.

 

“올해 초 노조를 어떻게든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노총의 끈을 놓지 않고 비밀리에 금속노조 가서 교육을 받으면서 양쪽에 다 보고를 다했어요. 삼화제지 노동조합과 한국노총 안성지부는 우리에게 뒤통수 맞았다고 욕을 했어요. 전화 문자로 입에 담지 못 할 욕을 보내더라고요.” 이영욱 수석은 금속노조에 가입한 현실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운인지 뼈저리게 느낀다고 한다.

 

삼화는 금속노조와 교섭을 벌이면서 지회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경기지부 집단교섭 참가를 보장받고 조합 활동 시간도 쟁취했다. 조합원 교육시간은 월 1시간을 확보했다. 지회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 이제 밑바탕에 얼마나 높이 내용과 활동을 쌓을지 지회의 몫이다.

 

“경기지부가 다른 지회 10년 할 것을 한 방에 다 따냈다고 했어요.” 박광수 지회장은 투쟁 없이 임금과 단협을 쟁취해 아쉽다고 했다.

 

“안성지역 대표 지회를 꿈꾼다”

 

“안성-평택 지역에 노동조합이 많이 생겨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지회가 더 막강해지니까요. 내년부터 지부집단교섭에 참가하는데 금속노조 활동을 열심히 해서 우리가 얻은 만큼 선봉에 서려고 노력할 겁니다.” 박광수 지회장의 포부다.

 

 

“투쟁, 단결, 동지…… 이런 말들이 처음에 무섭고 어색했는데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노조 가입 전에 자본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았던 것 같아요. 부족하지만 이제 노동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어요. 공장 다닌다고 말 못하고 부끄러워했는데 삼화지회 조합원, 교선부장 김연숙인 사실이 떳떳하고 자랑스러워요.”

 

김연숙 교선부장은 금속노조를 더 많은 노동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40-50대 세대는 노동조합은 그냥 돈 더 따주는 단체로 알고 있잖아요. 노동조합 가입하고 활동을 통해 그런 생각을 깼으면 좋겠어요. 임금 올리기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운동이라는 사실과 노동조합 만들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한국의 모든 노동자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네 달 된 새내기 간부 인성일 지회 사무장은 “교선부장님이 말씀한 내용을 제가 멋지게 말하며 마무리하려 했는데 아쉽다”고 너스레를 떤다. 인성일 사무장은 “노동조합이 임금과 근로조건 바꿔주는 이익단체를 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임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고 다시 확인했다. 삼화 사용자와 지역 자본가들이 금속노조를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늘도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삼화지회는 넓어지고 단단해지고 있다.

 

지역 곳곳의 중소 영세 사업장에 금속노조의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워 한 걸음씩 세상의 희망을 넓혀야하는 이유를 삼화 노동자들로부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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