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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6개월 투쟁,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
쌍용차지부 3인 고공농성 결의 밝혀… 경찰 송전탑 배치, 물품 제한
한상균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 문기주 정비지회장, 복기성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쌍용차 세 노동자가 20일 새벽 쌍용차 평택공장 앞 송전탑에 올랐다. 이 노동자들은 송전탑에 ‘해고자 복직’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세 노동자가 송전탑에 오른 뒤 주변에 경찰과 소방대원이 배치됐다. 경찰 20여 명은 교대로 송전탑 바로 아래를 지키고 서있다. 20일 낮부터 경찰이 농성자들에게 올리려는 물품을 차단하고 송전탑 아래 매트를 깔겠다고 나서 지역 노동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여전히 송전탑 위로 올리는 물품을 확인하고 음식과 침낭 등을 제외한 물품을 차단하고 있다. 경찰의 차단으로 20일 저녁까지 세 농성자는 합판 두 장에 붙어 앉아 다리도 뻗지 못한 채 맨 몸으로 추위를 견뎌야 했다.
송전탑이 있는 곳은 2009년 옥쇄파업을 하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가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 시민들이 투쟁했던 다리 앞이다. 당시 이 다리에 모였던 이들은 공장 안으로 물도 전달하지 못하고 경찰에 밀리고 연행당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20일 저녁 송전탑 앞에서 진행된 문화제에서 “지금 서 있는 이 다리는 2009년 처절한 투쟁을 하고 경찰에게 쫓겨났던 곳”이라며 “이제는 송전탑에 오른 세 동지, 그리고 우리의 요구를 반드시 쟁취하고 이 다리를 승리,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쌍용차 문제를 푸는 첫 단추는 국정조사이고, 이어 해고자 복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 공간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울산과 아산, 그리고 평택 포승공단에서 농성하는 모든 투쟁을 모아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성 돌입 이후 쌍용차지부와 경기 지역 금속노동자들은 송전탑 사수 투쟁을 벌이고 있고, 매일 저녁 투쟁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세 동지도 문화제에 모인 이들에게 전화를 통해 결의를 밝혔다.
“동지들이 들고 있는 촛불이 꽁꽁 언 하반신을 녹여주는 것 같다. 2009년 정리해고에 맞서 우리 손으로 촛불을 들었다. 오늘은 정권과 자본이 노동자를 조롱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끝나지 않은 투쟁을 승리하고자 다시 촛불을 들었다.
막상 살려고 올라왔지만 이 곳에 서니 공포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들의 바람대로 무너지고 짓밟히고 투쟁을 포기하는 노동자가 될 수 없기에 동지들에게 미안하지만 이 곳에 올라왔다. 온 몸이 굳을지언정 노동자답게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 철탑을 껴안고 몸이 얼더라도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상식이 통하는 세상 건설을 위해 당당히 견뎌내겠다. 동지들의 연대가 우리 생명의 동앗줄이고, 동지들이 들어주는 촛불이 우리들의 마음을 녹이는 투쟁의 열기다.” (한상균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
“막상 이 곳에 올라오니 생각보다도 매우 춥다. 이 추위가 지난 시절 우리 동지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 다시 송전탑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40일이 넘는 지부장의 단식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정리해고의 진실규명과 해고자 복직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두렵다. 이 좁은 공간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하지만 동지들이 있기 때문에 동지들을 믿고 잘 버티면서 반드시 성과를 만드는 투쟁을 벌이겠다.” (문기주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
“정말 긴 싸움이었다. 2003년 1,700명 비정규직이 구조조정으로 길거리로 내쫓겼다. 2008년 340여 명의 비정규직이 노조를 설립하고 투쟁에 돌입했고, 2009년 86일간의 굴뚝 농성과 77일의 전쟁 같은 옥쇄파업 벌였다. 그리고 농성 이후 3년 6개월째 길거리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새벽 4시, 철탑을 오르면서 결의를 다졌다. 이 싸움 끝장내기 위해 모든 것 바쳐서 투쟁하겠다고. 이제는 정말 끝장을 내야 할 때다. 오늘 낮, 쌍용차 동지들과 연대 온 동지들이 송전탑을 사수하고 물품을 올리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했다. 2미터 크기의 합판 2장을 겨우 올리고 허리도 펴지 못한 채 몸이 굳어가는데 경찰은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기 위해 물품을 올리는 것 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 긴 얘기 하지 않겠다.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 해고자 복직,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겠다.” (복기성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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