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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옮김) 그녀의 밥과 일과 꿈...


글쓴이: 부지매

등록일: 2006-01-24 22:21
조회수: 1173 / 추천수: 8
 


[손문상의 화첩 인터뷰] 그녀의 밥과 일과 꿈...
비정규 해고 노동자 구혜영

2002년 12월 입사
대티역 매표소가 첫 근무지였어요.
처음 입사해서는 비정규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정말 바보처럼 일만 하다 어느날 날벼락처럼 해고되면서
내가 누구인지, 지금 내가 노동자로 당당하다는 것도,
50여일 넘게 시청 앞 천막농성을 멈출 수 없는 이유도,
이제는 모두 알았답니다.

매표소 2교대, 오전반 오후반.
오전반이면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출근길 힘들어도
아프신 할아버지 맛난 반찬 해드리고
아빠께 용돈도 드리고 어려운 집안 큰딸 노릇
그저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한없이 좋았습니다.
이제는 맛있는 것도, 제때 식사도 못 해드리고
농성 중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그립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처음엔 우릴 보며 웃어주시던
허남식 시장님도 면담약속도 어기시고
이젠 마주쳐도 외면하십니다.

비정규. 우리 모두의 이름입니다.
정말 일하고 싶습니다.

<부산일보> 입력시간: 2006. 01.21. 09:41



P.S.

"혜영씨는 소수가 아닙니다"

부산일보 손문상 화백, '화첩인터뷰' 위해 시청 농성장 찾아..
'면담 약속 지켜라'는 말에 허 시장 얼굴 찌푸리면 '약속한 적 없다'..

농성 48일차, 부산일보 손문상 화백이 화첩인터뷰를 하기 위해 매표소 비정규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18일 오후 천막농성장 안에서 해고된 비정규노동자의 삶을 그리고자 하는 인터뷰가 시작됐다. 화첩인터뷰의 주인공은 구혜영 조합원.

아무래도 인터뷰가 어색한 구혜영씨에게 손 화백은 “어디서 사느냐, 집안에 어려움은 없느냐”면서 말을 붙였다.

“투쟁을 하고, 농성을 하면서 90대 할아버지 밥을 잘 챙겨드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예전에는 맛있는 것 사다드리면 잘 드셨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아프셨어요, 그리고 6일후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 상을 지내는데, 많지도 않은 인원으로 지키고 있는 천막농성장이 생각나서 맘이 편치 않았어요”

1남 2녀 중 장녀인 구혜영씨는 자신이 돈을 벌어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 아빠는 지금 몸이 아파 집에서 쉬고 있고, 엄마는 사정상 따로 살고 있다고 한다. 구혜영 씨는 최근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지하철 매표소 비정규노동자들은 매일 시청 출퇴근 시간에 맞춰 선전전을 한다. 허 시장은 처음에는 매표소 비정규노동자들이 “시장님 면담해주세요”라고 하면 웃어주기라도 했는데, 얼마 전부터는 지하철 매표소 노동자들을 보면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표정이 딱 굳어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면담 약속을 지켜줄 것을 요청하는 비정규노동자들에게 허남식 시장은 “내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느냐며, 나한테 이야기하지 말고 공단(?)에 가서 이야기해라”고 말해, 조합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발생했다. 구혜영씨는 “허남식 부산시장님이 조금이라도 우리에게 관심이 있으면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씨는 99년 경남정보대학 중국어학과를 졸업하고, 매표소 비정규직으로는 2002년 12월부터 대티역에서 일을 시작했다.  오전 조가 새벽5시부터 오후3시까지 일을 하는데, 출근하기 위해서는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야 했다. 대체인원이 없으니 몸이 아파도 일을 했고, 친구들 만나고 싶어도 피곤해서 못 만나는 생활이 반복됐다. 구혜영 씨는 좁은 지하 매표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면서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투쟁이 길어지다 보니 가족들도 이해를 못해준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구혜영씨는 “고용승계가 되어서 빨리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구혜영씨는 비정규직이 뭔지도 모르고 일을 시작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가라는 해고에 이런 게 비정규직이구나 느꼈다고 한다. 지금은 때론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워낙 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오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정부 비정규법안과 관련해서는 절대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문상 화백은 구혜영씨의 마음가짐을 듣고 “투쟁 속의 칼날”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손 화백은 전체 여성 노동자의 70%라 비정규이라며, 혜영씨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
여성노동자의 처지를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첩인터뷰가 있던 날 밤, 노무현 대통령은 새해 대국민연설에서 비정규문제와 관련 비정규보호법을 제정하기 위해 정부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 당사자가 절대로 통과되어서는 안된다는 법을 해가 바뀌어도 대통령은 ‘보호법’이라고 여전히 우기고 있었다.
“내가 지금 이 투쟁을 포기하고 다시 일자리를 얻는다 해도 비정규직일거구요, 또 다시 짤리는 것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투쟁을 통해서 비정규직의 절박한 처지를 알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다는 비정규노동자들의 마음이 양극화 시대에 진정한 희망으로 보인다.

손문상 화백이 새해 소망을 물었다. 혜영씨는 “힘이 될 수 있는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꼭 예쁘게 그려달라고 덧붙였다. 당차고, 참한 여성 노동자를 찾는 부산 총각은 시청 광장에 가면 되겠다. 단, 비정규철폐를 위해 힘 있게 투쟁하는 것은 물론,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여야겠다.

- 손문상 화백의 화첩인터뷰는 매주 토요일, 부산일보 3면에 실립니다. 구혜영씨 인터뷰는 21일자 부산일보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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