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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옮김)'서러워서 설'


글쓴이: 부지매

등록일: 2006-01-27 17:12
조회수: 1333 / 추천수: 5
 

(옮김) K신문 1월 23일자




[최화수의 세상읽기] '서러워서 설'  

'고용승계'의 단안을

'지하철 해고'의 절규






부산지하철 역사 한편에 시민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벽보 한 장이 게시돼 있다. "어머니, 나 부산시청에서 우리 가족 생존권 보장받고 돌아갈께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늦은 밤 혹시나 하고 어두운 골목 서성이지 마세요."-부산지하철 '매표 노동자의 일기' 중-



지난해 지하철 매표무인화로 역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명이 하루 아침에 거리로 쫓겨났다. 그 가운데 24명은 작년 12월2일부터 지금까지 시청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 한달 급료가 겨우 100여만원 남짓이었지만 그들에겐 소중한 일자리였다. 가족의 생존이 걸린 그 일자리를 돌려받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다.



민족의 큰 명절 설날이 나흘 앞이다. 집집마다 차례상 준비 등으로 분주함이 넘쳐날 때다. 민족대이동, 도도한 귀성 물결도 전국으로 번져나갈 터이다. 하지만 부산지하철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얼음장같은 천막에서 50여일을 버텨오며 매몰찬 칼바람과 맞선 채 안타깝게 절규한다. "일자리를 돌려달라!"



'서러워서 설, 추워서 추석'이란 속담이 있다.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기쁜 큰 명절이기에 거꾸로 더 서러운 이들도 많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최대현안으로 꼽은 사회 양극화 문제가 설날에 더 뚜렷이 부각된다. 전국이 귀성 물결로 홍역인데도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지 못하는 지하철 해고 노동자의 천막 농성이 그 모든 것을 말해준다.



정부나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큰소리이지만, 실제 현실은 거꾸로 간다. 참여정부 들어 이념의 양극화가 얼마나 극심했는가. 그보다 더 무섭게 치달은 것이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다. 중산층 몰락과 빈곤층 급증, 차별과 해고에 우는 비정규직 근로자, 자꾸만 줄어드는 청년층 일자리 등등 그 끝이 없다. 그러니 '서러워서 설'인 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설날 화두가 '양극화'인 것은 시의적절하다. 설날의 집단놀이는 공동체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한다. 설날은 온 민족이 같은 날 아침 차례를 올리고 설빔을 입고 세찬을 들며 즐거워한다. 한민족이라는 일체감을 갖는 측면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곧 국가에 양극화 해결의 책무를 촉구하는 셈이다.



조선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의 '여지승람(輿地勝覽)'에는 설날을 '달도일'로 표기하고 있다. '달'은 슬프고 애달파하는 것이요, '도'는 칼로 자르듯이 마음이 아프고 근심에 차 있다는 뜻이다. 점차 늙어가는 처지를 서글퍼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양극화, 그 한쪽 끝자락으로 내몰려 '서러워서 설'인 이들의 심사를 대변하는 말 같기도 하다.



설의 어원은 '사리다(愼, 삼가다)'의 '살'에서 비롯됐다고도 한다. 각종 세시기에 설을 신일(愼日)이라 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표현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를 시작하라는 뜻이다. 정부나 지자체, 정치인들도 함부로 큰소리치는 것을 삼가고 이제부터는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은 부산시의 역점시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부산시는 당장 지하철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의 단안을 내려야 한다. 부산지하철은 무임승객에 따른 운임손실액이 2004년 294억원에서 2005년 450억원으로 급증, 비정규직노동자 월 급여 1억8000만원을 아끼려다 4억여원을 더 지출하게 됐다는 것이 노동자측의 주장이다.



천막농성 해고 노동자들은 대부분 20, 30대 젊은 여성이다. 부산시는 이 젊은이들을 더 이상 절망하게 해선 안 된다. 부산시가 지하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100명의 고용승계조차 못한다면, 무슨 면목으로 '일자리 창출'을 떠벌릴 수 있겠는가. 천막에서 울고 있는 젊은 여성들, '늦은밤 혹시나 하고 골목에서 서성이는' 어머니 품으로 어서 빨리 돌아가게 하라. 그들도 따뜻한 설날 아침을 맞게 하라.



논설고문 hsch@kookje.co.kr



[2006/01/23 21:25]









부산지역 일반노조 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 현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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