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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동설한에 내쫓기는 노동자들..


글쓴이: 조수원열사정신계승사업회

등록일: 2011-01-07 15:43
조회수: 678
 

 

“1월3일 아침. 새해 첫 출근날 노숙농성을 해야 하는 아저씨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살고 싶은 겁니다. 다들 어떻게든 버텨서 살아남고 싶은 겁니다.”

소한(小寒)의 칼바람이 뼛속까지 저민 6일 새벽.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51)은 편지 한 통을 썼다.

 


◇“살아남고 싶은 겁니다”= “흑자기업 한진중공업이 구조조정 중단을 합의한 이후 3000명이 짤렸고, 울산공장이 폐쇄됐고, 300명이 강제휴직 당했습니다. 그런데 400명을 또 짜르겠답니다. 파리목숨을 안주삼아 회장님과 아드님은 배당금 176억원으로 질펀한 잔치를 벌이셨습니다. 2003년에도 사측이 노사합의를 어기는 바람에 두 사람이 죽었습니다. 여기 또 한 마리의 파리목숨이 불나방처럼 크레인 위로 기어오릅니다.”

 

이윽고 칠흑의 어둠을 뚫고 차디찬 ‘85호 크레인’의 계단을 통해 70m 높이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현재 김진숙 위원과는 강풍에 따른 전파방해로 휴대폰 통화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음식물 등 생필품은 롤러로 전달받고 있다.

이 ‘85호 크레인’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지난 2003년 사측의 정리해고에 맞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주익 전 노조 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곳이다. 김진숙 위원은 ‘85호 크레인’에 오르는 심경을 밝히며 조합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이번 결단을 앞두고 가장 많이 번민했습니다. 85호 크레인의 의미를 알기에…. 쌍용차의 경우 옥쇄파업 때문에 분열된 게 아닙니다. 명단
발표 후 산 자와 죽은 자가 갈리면서 투쟁이 힘들어진 것입니다.”

김 위원은 1981년 한진중공업(당시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한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소 ‘처녀 용접공’이었다. 86년 노조 대의원활동을 하다가 ‘명예실추, 상사명령 불복종’ 등의 이유로 해고됐다. 2009년 11월 정부로부터
부당해고 결정을 받았으나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도 한진중공업 사측이 정리해고를 선언하자 24일 동안 천막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다.

 

한진중공업은 5일 정리해고 대상자 400명의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었으나 4일 오후부터 노사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5~6일 협상에서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조합원 1000여 명은 3~5일 정리해고 중단과 부산시의 중재를 촉구하며 영도조선소와 부산시청 앞에서 ‘48시간 노숙농성’을 벌였다.

◇대량해고 줄줄이 예고= 한진중공업 뿐이 아니다. 지난해 4월부터 워크아웃 중인 (주)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도 전체직원(572명) 가운데 68%에 해당되는 388명을 정리해고하기로 결정했다.

김진필 노조위원장은 “대우자판이 워크아웃을 하게 된 것은 GM대우 자동차 판권을 해지하고 건설부분에 무리하게
투자했기 때문”이라며 “경영의 책임을 근로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GM대우도 비정규직 해고자의 복직 문제로 노사갈등이 빚고 있다. GM대우는 해고자 15명 중 9명에 대해 하청업체에 복직을 알선하고 나머지 6명은 1년 6개월 뒤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인천대책위’는 해고 조합원의 전원복직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엄동설한에 노동자들이 대량으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남긴 글> 전문

 

1월 3일 아침, 침낭도 아니고 이불을 들고 출근하시는 아저씨를 봤습니다.
새해 첫 출근날 노숙농성을 해야 하는 아저씨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이 겨울 시청광장 찬바닥에서 밤을 지새운다는 가장에게 이불보따리를 싸줬던 마누라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살고 싶은 겁니다. 다들 어떻게든 버텨서 살아남고 싶은 겁니다.

 

지난 2월 26일. 구조조정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한진에선 3천명이 넘는
노동자가 짤렸고, 설계실이 폐쇄됐고, 울산공장이 폐쇄됐고,
다대포도 곧 그럴 것이고, 300명이 넘는 노동자가 강제휴직 당했습니다.
명퇴압박에 시달리던 박범수, 손규열 두 분이 같은 사인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400명을 또 짜르겠답니다. 하청까지 천명이 넘게 짤리겠지요.

 

흑자기업 한진중공업에서 채 1년도 안된 시간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그 파리목숨들을 안주삼아 회장님과 아드님은 배당금 176억으로
질펀한 잔치를 벌이셨습니다. 정리해고 발표 다음 날.
2003년에도 사측이 노사합의를 어기는 바람에 두 사람이 죽었습니다.
여기 또 한마리의 파리목숨이 불나방처럼 크레인 위로 기어오릅니다.

스물한살에 입사한 이후 한진과 참 질긴 악연을 이어왔습니다.
스물여섯에 해고되고 대공분실 세 번 끌려갔다 오고, 징역 두 번 갔다 오고,
수배생활 5년 하고, 부산시내 경찰서 다 다녀보고, 청춘이 그렇게 흘러가고
쉰 두 살이 됐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 생각했는데 가장 큰 고비가 남았네요.
평범치 못한 삶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결단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결단을 앞두고 가장 많이 번민했습니다. 85호 크레인의 의미를 알기에...

 

지난 1년. 앉아도 바늘방석이었고 누워도 가시이불 이었습니다.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나 앉아야 했던 불면의 밤들.
이렇게 조합원들 짤려나가는 거 눈뜨고 볼 수만은 없는 거 아닙니까.
우리 조합원들 운명이 뻔한데 앉아서 당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정면으로 붙어야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한진조합원들이 없으면 살 이유가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해서 우리 조합원들 지킬 겁니다.
쌍용차는 옥쇄파업 때문에 분열된 게 아니라 명단이 발표되고 난 이후
산자 죽은자로 갈라져 투쟁이 힘들어진 겁니다.

지난 일요일. 2003년 이추 처음으로 보일러를 켰습니다.
양말을 신고도 발이 시려웠는데 바닥이 참 따뜻했습니다.
따뜻한 방바닥을 두고 나서는 일도 이리 막막하고 아까운데
주익씨는.. 재규형은 얼마나 밟히는 것도 많고 아까운 것도 많았을까요.
목이 메이게 부르고 또 불러보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 김진숙 올림

 

 

<이 기사는 경향신문에서 발췌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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