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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투쟁의 깃발은 계속하여 휘날릴 것이다.


글쓴이: 부지매

등록일: 2006-04-02 14:19
조회수: 1052 / 추천수: 19
 
투쟁의 깃발은 계속하여 휘날릴 것이다.
노숙농성 다섯쨋날  
(2006. 4. 2)



(▲ 노숙농성중인 부지매 동지들)

봄이 오면 돌아 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혹한의 추위를 이겨 겨우내 봄을 준비하여 꽃망울을 터트리는 나무들처럼 이 겨울을 이겨내면 우리도 옛 일터로 돌아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일터에서 봄을 맞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보냈던 지난 겨울이 지나고 이제는 완연한 봄을 맞았지만 여전히 시청 앞 광장에 아직도 녹지 않고 응달져 축축한 땅처럼 우리는 그곳에 앉아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마냥 따듯한, 그리고 행복한 충만감과 설레임으로 맞을 이 봄 햇살들이 우리에게는 날카롭게 깨어진 유리조각 마냥 가슴에 내리 꽂혀 선홍색의 피로 물들여지고 있다는 걸 그 누가 알아 줄 까요.
지난 8개월간의 투쟁 속에 이제는 굳어지고 다져졌을 법한 마음이라 해도 모든 만물마져 녹여버리는 햇살과, 눈부실 만큼 화사한 꽃들 앞에 어쩔 수 없이 마음 흔들리는 우리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밥 먹고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그래서 일상이 돼버린 집회와 선전전들, 그리고 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했던 투쟁들... 이게 마지막일거라고 주문마냥 중얼거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갔던 교통공단 이사장실 점거 농성과 공단 로비 점거농성, 그리고 이것 또한 마지막일거라며 쳤던 부산역에서 시청으로 이어진 천막농성, 또 보태어 마지막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던 5보 1배, 할 수 있는 건 다 했을 것 같은 그래서 다 풀어헤쳐 보이지도 못할 투쟁들...
그리고 지난 3월 10일 정말이지 간절히 이번은 마지막이 되어주길 바라며 찾아간 허남식 선거준비사무실에서 우리는 또 한번 우리의 바램에 배신당하고 말았습니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허남식 시장은 한밤에 짐을 꾸려 사무실을 비우면서 끝내 우리를 외면하고 말았고, 그것도 모자라 공권력을 내세워 폭력을 휘두르는 위선자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우리들입니다.
그렇게 늘 마지막이고자 했던 그 바램들은 한번도 우리에게 웃는 얼굴로 화답해 주지 않았습니다. 많이 왔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서면 늘 그 자리인 듯 했고, 많이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늘 우리 손에 들린 건 붉은 머리띠만 나폴 거렸던 기억들이 더 많은 듯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마른 숨 한번 고르고 다시 한번 뒤돌아보니 우리가 걸어온 그 길에 많은 동지들이 서 있어 우리에게 걸어온 그 길이 보이지 않았고, 또 우리가 짊어져야 할 많은 것들을 그 동지들이 함께 짊어지고 오고 있었다는 것이 이제 서야 보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짐을 꾸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마지막이, 마지막이 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투쟁은 늘 마지막인 것처럼 그렇게 어금니 꽉 깨물고 죽을힘을 다해 싸울 것입니다.
우리의 싸움은 여전히 가열 찬 현재 진행형입니다^^
-황이라의 글



(▲ 신문기사를 부착한 입간판을 유심히 읽고 있는 부산시민)

하룻밤을 길에서 보냈다.  몸은 자라고 하지만 정신은 잠에 들기를 거부한다.  추워서 그런건 아닌 것 같다.  어제, 그제의 저녁보다는 훨씬 따뜻한 저녁이요 밤이다.  옆에 함께 있는 동지들도 잠을 청하곤 있지만 쉬이 잠이 오지는 않는가 보다.  차들의 경적소리, 술 취한 행자의 고함치는 소리가 어지럽다.  이 시간 우리를 이렇게 길바닥으로 나오게 만든 이들은 따뜻한 집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겠지.  그들을 원망하거나 시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의 동지들이 이 어지러운 길에서 잠을 청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걱정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산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힘들고 고달픈 산을 오른다고.  높고 험한 산을 오르는 나에게 저들은 올라갈 수 없는 하늘이라고 한다.  나는 이 힘들고 험한 산길을 한걸음씩 걸어 반드시 정상에 서고 말 것이다.  저들이 하늘이라 부르며 오르지 못하게 갖은 훼방을 놓는 이 산을 나는 기여이 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소리 높여 외칠 것이다.  나는, 우리는 이 산을 올랐느라고...  
-정효중의 일기 (4월1일 아침에)



(▲ 서면시내 한복판 길바닥에서 까만 하늘을 지붕 삼아 힘든 잠을 청하는 부지매동지들)

우리들이 수요일부터 노숙투쟁에 들어갔으니 어제 4일차 밤을 보냈다. 비가 와서 밖에서 자지 못하고 차안에서 이용재 동지와 불침번을 번갈아 서며 전경들을 주시했다. 잠을 억지로 청해 보려고 했지만 좌석에서 두 다리 뻗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못내 슬퍼져 고달픈 내 인생을 향한 넋두리가 절로 나왔다.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동지들이 준 귀마개를 귀속 깊숙한 곳에 쑤셔 넣고 언제부터인지 잠에 곯아 떨어졌고, 새벽에 잠을 깼을 때 귀마개는 내 두 귀에서 없었다. 찾아서 다시 끼울 기운조차 없어 다시 눈을 감아 언제 올지 모르는 새벽아침을 기다리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해고된 이후에 개인적으로 처음 겪은 일들이 너무나 많다. 10월에 8일 동안 부산교통공사 1층 로비에서 잤던 일도, 천막에서의 100일이 넘는 생활도 이제 너무나 익숙해졌다. 4일 동안의 노숙이 새롭다면 새로울까. 그렇다. 나는 변했다. 투쟁하기 전보다. 먼저 나서기를 싫어하던 나였는데, 지금은 내가 먼저 일어선다. 그리고 동지애가 뭔지를 알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걱정도 하게 되었다. 동지들도 변했다. 뭔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살기위해 거리를 헤매는 들짐승이 되었다.
어제 항의서한 전달와중에 전경들과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다. 그 충돌로 오른쪽 가슴이 약간씩 아프다. 하지만 나보다 더 다친 동지들이 있어 마음이 짠하다. 글 쓰는 와중에도 자꾸 눈꺼풀이 내려간다. 오늘은 집에 들어가 일찍 자야겠다. 내일도 투쟁의 깃발은 계속 휘날릴 것이기에.
서재관의 일기(4월2일 아침에)



(▲ 4/1 비정규노동자대회가 있었다. 굵은 빗줄기속에 부산시청광장으로 300여명의 비정규노동자들이 모여들어 비정규직철폐와 부지매 고용승계쟁취를 위한 집회를 하고 부지매 노숙농성장이 있는 서면까지 행진을 하였다. 그 빗줄기 속엔 7개월된 부지매 임산부도 있었다.)


(▲ 제대로 된 확인도 없이 해당자나 비해당자, 비조합원에게 까지 출두요구서를 남발하여 노조탄압을 자행하는 부산시장과 경찰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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