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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지>내일도 촛불문화제는 계속됩니다.


글쓴이: 부지매

등록일: 2006-03-16 20:44
조회수: 1040 / 추천수: 6
 
<공지>내일도 촛불문화제는 계속됩니다.

허남식 선거캠프에서 나온지 사흘째가 되었습니다.  허남식 시장은 이제야 저희들이 보이나 봅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천막감시는 물론 화장실까지 쫓아오는 걸 보면 할 말이 없습니다.  ‘어디가느냐’고 전화까지 걸어 물어옵니다.  털어 먼지 밖에 나오지 않을 사람들 목을 죄지 말고 오히려 숨을 쉬게 해주어야 할텐데요.

허남식 시장은 오늘도 미꾸라지마냥 잘도 빠져나갔습니다.  언제까지 저희들을 피해만 다니실런지 알 수는 없지만 하나만은 꼭 인정하십시오.  부산교통공사 경영진들이 그들의 경영 잘못을 철저하게 비정규직 100여명의 집단해고로 무마시켜버린 사실을!


내일도 금요 촛불문화제는 계속됩니다.  
흔들림 없는 고용승계의 불타는 의지를 부산시민 여러분과 지역동지들의 관심과 연대로 저들에게 일깨워주었으면 합니다.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을 결국 실업자로 전락시켜 버리는 허남식 시장에게 우리의 결의를 보여줍시다.  투쟁!





[고용승계쟁취 3차 결의대회때 낭독했던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의 일기]

“겨울의 추위를 온몸으로 삭히며 봄의 태동을 기다린다. ”


새벽 3시30...
별빛마저 잠자는 그 시간 하루를 시작하는 나는 지하철 매표소 노동자였다.
세수를 하고 출근준비를 하는 와중에도 채 눈이 떠지지 않다가 헐레벌떡 뛰어 매표소안에 들어서 발권 전표를 끊고서야 겨우 정신을 가다듬던 나의 매표소 생활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렇게 똑같이 시작되었었다.

새벽시간 매표소 안은 출근시간 몰려올 손님들을 위한 티켓이 국수 가락처럼 나오는 기계소리만이 나의 몽롱한 정신을 깨우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렇게 두어 시간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출근시간과 등교시간이 시작되는 그야말로 혼이 빠지게 바쁜 표순이가 된다.

구간에 맞춰 표 팔고, 교통카드 보충하고, 무임권 나눠드리고, 길 안내하는 어찌 보면 단순한 업무가 반복되는 일이었지만 마주하는 손님들이 다양하기에 어느 날이고 하루라도 조용한 날은 없었다. 이유 없이 쌍소리를 듣는 것은 예삿일 이었고 어떤 날은 교통카드 보충금액이 잘 못 되어 피 같은 내 주머닛돈이 나가는 날도 더러 있었다. 그렇게 무심히 던지는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힘들게 일한 보람도 없는 그런 날에는 친구라도 만나 주름진 마음을 펴고 싶지만 다음날 새벽출근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아 이내 마음을 접고 만다.
그래서 매표소에서 일하는 동안은 친구만나는 일 따윈 벼르고 별러야 할 수 있는 월례 행사가 되어버렸다.

한번쯤은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가장 먼저는 모든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듯 먹고 살기위해서는 기분 살리자고 사직서 제출할 형편은 못되었다. 또 거창한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보람되게 하는 일이 더러 있었다. 차비 없는 아이에게 표 쥐어 돌려보낸 다음날 그 아이 엄마의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에 가슴 따뜻해지던 기억들... 또 새벽 출근하느라 속 비었을까 걱정하시던 할머니가 손수 삶은 감자 몇 알에도 얼마나 배가 불러오던지...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한 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오롯이 나만의 공간일 수 있었던 그 곳은 내 가족들이 한 달은 생활할 수 있는 고마운 생존줄을 거머쥐고 있었다.

그런 나의 소중한 그리고 언제나 나의 버팀목이 되어 줄 것 같던 일터가 언제부터인지 바람 불면 날아갈 듯 그렇게 불안스레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희한한 바보기계를 들여놓고는 표를 팔지 말라고 하며 하루 종일을 웬지 모를 불안으로 떨게 하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카드 보충마저 하지 말라며 매표소에 불마저 꺼버렸다. 그 날 불 꺼진 매표소에 앉아 얼마나 울었던지, 나의 존재가 어떻게 이렇게 내팽겨져 질 수 있는지 서럽고 또 서러웠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내 존재가 부정되고 서러워하며 울게 될지...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추석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 나는 해고 되었다.
그때의 그 막막함이란... 그걸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막막함과 두려움 그리고 어디서부터 차오르는지 모르는 억울함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푸른 멍처럼 퍼져서 시퍼래진 가슴으로 새벽을 이고 앉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는 사이 더러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현실과 그리고 자신과 타협하며 돌아서 갔고, 일부는 부당한 해고에 맞서 작지만 힘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싸움이 벌써 7개월을 넘고 두 번의 계절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한번도 노동자로서의 내 권리와 내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돈 받고 일하는 자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었다. 누군들 타고날 때부터 잘했겠나 만은 노동자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미련스럽고 어리석었던 내게 길거리에서 선전물을 나누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혹시라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얼굴을 가리기 바빴고, 답답함과 억울한 마음만 앞섰지 누구하나 이해시키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나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집회나 선전전을 하다가도 출퇴근 시간 어디론가 바쁘게 향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부러운지 내 처지가 한심스럽고 또 서러워 울기도 많이 울었었다.

하지만 그동안 서면에서 시청으로, 다시 범내골 교통공사앞으로... 그렇게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풀길 없는 서러움과 분노를 쏟아내었던 지난 7개월간의 투쟁과 한겨울의 칼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내던 90여 일간의 천막농성을 통해 나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부당함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배웠고, 수많은 발길질에도 다시 일어나는 민들레의 강인함도 배웠고, 무엇보다 세상을 다시 보는 눈을 가질 수 있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교통공단 점거 농성도 했었고, 3호선 개통식 타격집회도 했었고, 시청에서 서면까지 다섯 걸음 걸고 한번 절하는 ‘5보1배’도 했었고, 낮에는 집회며 선전전을 그리고 밤에는 촛불 문화제등 끊임없이 투쟁을 이어갔다. 그 결과로 작년 12월에는 지역의 단체들이 모여 대책위도 꾸릴 수 있었다. 그 와 함께 지난달에는 짧지만 시장면담도 할 수 있었고 별 소득은 없었지만 세 차례에 걸친 실무교섭도 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흔들림 없이 단결하여 투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았지만 끝까지 잘 싸우리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힘들고 지칠 때 마다 가장 힘이 되어 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던 동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싸움의 끝에 가장 값지게 남을 것이 또한 바로 동지가 아닐까.

벌써 3월이다. 천막 앞 햇살이 이제는 제법 따뜻하다.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보내며 봄이 오긴 하는 거냐고 농담을 주고받긴 했지만, 봄은 어김없이 우리들 곁에 와 있다. 오늘아침에는 오며가며 늘 대하던 매화나무에 매화 꽃잎 몇 개가 벙그러져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겨우내 햇볕한번 받지 못해 제대로 꽃이나 피울 수 있을까 걱정스럽던 매화나무가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라도 하듯 봉우리를 열어젖히며 하나둘씩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봄은 성큼 나에게... 아니 우리에게 다가와 버렸다. 매표소 동지들에게 이번 봄은 어떤 봄으로 기억 될 수 있을까... 그 작은 매화 꽃잎처럼 우리도 힘든 역경을 딛고 우리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까지 견뎌왔던 시간들보다 더 많이 인내하고 기다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또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일이다.
부당한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 되는 그날을 위해, 비정규직의 설움이 사라지고 모든 노동자가 하나 되어 웃는 그날을 위해, 오늘의 이 고통쯤이야 참아낼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 우리가 많은 고마운 이들에게 받았던 감사함을 보답할 수 있길 바래본다. 꼭 이겨내라며 초코파이 한 상자 넣어주고 가시던 시민에게도, 따뜻한 커피라도 뽑아먹으면서 하라고 손에 만원짜리 한 장 쥐어주시던 할아버지에게도 이 감사함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땅의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과 눈물을 닦고 그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기 위해서... 꼭 승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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