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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칼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치는 85호 크레인에서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51)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지난 6일 새벽 높이 35m의 크레인에 오른 지 13일째다. 1평 남짓한 타워크레인 운전석은 생수, 전기담요, 이불이 고작이다. 동료들이 도르래로 올려주는 도시락으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낮에는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을 내려다보며 손을 흔들어 격려를 하고, 저녁 집회 때는 전화를 통해 연설을 하고 있다. 해가 지면 매일같이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있다. 한진중공업 해직노동자(1986년 해고)인 그는 “밥먹듯이 노사협약을 뒤집는 사측에 누군가는 맞서야 하기 때문에 지금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힘내라고 문자 보내주시는 아저씨들. 미안하다고 술마시고 우는 동생들.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크레인을 사수하는 동지들 덕분에 잘자고 잘 먹고 있습니다.”(18일 휴대폰 문자메시지)
김진숙 위원은 2003년 10월17일 정리해고에 맞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주익 전 노조 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85호 크레인을 사수하겠다고 했다.
“10년 전에도 구조조정이란 이름의 대량학살이 있었고 2년을 싸워 노사가 합의를 했건만 그 합의를 사측이 번복하던 날. 키 큰 사내(고 김주익 지회장)가 올랐던 여기가 85호 크레인입니다.”(김 위원의 전화 연설)
김 위원의 고공농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의 시민단체들도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표단’은 이날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문제가 아니라 부산경제의 문제”라며 “노·사, 부산시, 부산상의,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5자 협의체’를 구성해 상생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또 “이제는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가 필리핀의 수빅조선소로 완전 이전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의혹에 답을 해야 한다”며 “부산에 남을 것인지 확실한 답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한진중공업 사측은 지난 12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정리해고신고서를 내면서 해고대상자 290명에게 서면으로 해고예고 통지서를 보낸 바 있다.
사측은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낸 날로부터 30일이 되는 날인 다음달 14일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강행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경향신문에서 발췌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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