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대우 노동조합 ::
자유게시판 서브타이틀

제목: 거리에서 보낸 7년, 후회하지 않는 이유


글쓴이: 교선부장

등록일: 2013-05-10 15:40
조회수: 748
 

거리에서 보낸 7년, 후회하지 않는 이유

정리해고 된지 7년!

참으로 어렵고 긴 시간이다. 해고되기 전 나의 가정은 다른 가정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가정이었다. 한 여자의 남편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 그리고 부모님의 아들로 그 책임과 의무를 다 하며 좀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 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 온 공장 폐업과 정리해고! 이 정리해고는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고,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소망했던 소박한 나의 꿈마저 빼앗아가 버렸다. 그리고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정리해고 당시 중학교에 입학을 하였던 큰 아이가 이제는 대학생이 되었고, 초등학교를 다녔던 작은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부모의 부재 속에 사춘기를 홀로 보내야 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남편의 해고로 가정의 경제는 아내 혼자 책임져야 했다. 그러면서 가정 경제는 계속 궁핍해지고,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작은 집마저 팔면서, 아내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아내의 고통이 커져 갈수록 집안의 분위기는 삭막함으로 변해갔다. 또한,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학원이라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 채 홀로 공부를 해야 했다. 그러면서 가족 구성원들은 차츰 대화가 사라져 갔다.

거리에서 보낸 7년의 해고기간 동안 아내로부터 두 번의 이혼 요구를 받았다. 가정의 경제를 홀로 감당해야 했던 아내는 더 이상은 힘들다며, 가정과 투쟁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혼을 요구하기까지 아내는 얼마나 힘든 시간을 홀로 고뇌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해진다.

지난 7년의 해고자 생활은 마치 사람의 생활이 아니었을 만큼 처참했다. 한 여름 더위를 식힐 선풍기 한 대를 돌리지 못했고,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한 겨울에도 공권력의 방해로 바람을 막을 천막 한 동을 치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비닐 한 장에 의지해 잠을 청해야 했다. 이렇듯 이 나라에서 해고노동자는 사람으로 인정받기가 어렵다. 이것이 바로 해고노동자의 삶이다.

어느 누구든 투쟁이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토록 오랜 시간을 투쟁할 것이라 생각하고 투쟁을 하는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이 부당함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투쟁을 시작했고, 이 투쟁을 당당히 승리하기 위해 포기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해 7년이라는 세월을 거리에서 해고자로 살아왔다.

이 세월은 분명히 힘들고 어려운 세월이었다. 그러나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버린 그 세월을, 끝이 보이지 않는 이 투쟁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나 자신을 믿기 때문이다. 내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내가 해 나가야 할 투쟁인 것이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금의 고통과 어려움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 밑거름을 바탕으로 승리의 새싹은 돋을 것이고, 그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 커다란 나무가 되어 많은 노동자들의 그늘이 되어주고,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다. 그 날을 염원하며 많은 해고노동자들은 오늘도 거리에 당당히 설 것이다. 이 글을 빌어 해고자의 아내로, 자녀로 함께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함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힘들고 어려웠던 오랜 시간을 잘 참아주고 견디어 준 부인, 딸, 아들 고마워~

 

    
번호  글쓴이 제목 등록일 조회
2444
 교선부장
   [re] 이럴수가 2013-04-15 1065
2443
 교선부장
 노동절 유래와 역사(동영상) 2013-04-24 1073
2442
 교선부장
 민주노총의 역사.(동영상) 2013-04-24 1031
2441
 교선부장
 사내통신망 연결되어야?(중공업지회) 2013-04-26 785
2440
 교선부장
   [re] 사내통신망 연결되어야?(중공업지회) 2013-04-26 919
2439
 교선부장
 S&T3사지회 확대간부 수련회 2013-05-02 1289
2438
 교선부장
  ≪동영상≫소리없는 외침.... 노동자와 열사.... 2013-05-02 1158
2437
 교선부장
 [공시] S&T모티브, 1분기 영업이익 128억원…... 2013-05-08 1124
2436
 교선부장
 강기정 의원, 국회 본회의서 ‘임을 위한 행진곡... 2013-05-08 850
 교선부장
 거리에서 보낸 7년, 후회하지 않는 이유 2013-05-10 748
2434
 교선부장
 기륭분회, 8년6개월 만에 현장복귀 2013-05-13 760
2433
 교선부장
 민주노총 '통상임금 집단소송' 추진 2013-05-14 979
2432
 교선부장
 통상임금’ 범위 넓어지는데…혼자 엇나가는 노동... 2013-05-14 920
2431
 교선부장
  지회 홍보물 훼손한 상무 이사 징계하라.(S&T... 2013-05-14 1479
2430
 교선부장
 민주노총 최저임금 선전물. 2013-05-14 789
2429
 교선부장
 선대인 "알량한 GM 민원 들어주느라 정반대로 ... 2013-05-15 1594
2428
 교선부장
 기억해야 할 5.18 민주화운동 2013-05-16 1759
2427
 교선부장
 풍산마이크로텍 52명 전원 부당해고 판결 2013-05-16 1086
2426
 교선부장
 S&T중공업지회 홍보물 26호 2013-05-23 1121
2425
 교선부장
 현대차일반직지회 “회사 구사대로 동원돼 힘들다... 2013-05-29 1270
2424
 교선부장
 "발레오만도 해고, 징계 모두 부당" 2013-05-31 1122
2423
 교선부장
 르노삼성 쟁의행위 찬반투표 94% 가결 2013-05-31 815
2422
 교선부장
 한국지엠 물량 이전, 생산전략인가 노무전략인가 2013-06-20 1219
2421
 교선부장
 S&T중공업지회 홍보물 (7기2-31호) 2013-07-03 928
2420
 교선부장
 S&T중공업지회 홍보물 (교섭속보) 2013-06-28 963
      
[이전 10개]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21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D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