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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35m 크레인 고공농성 돌입: 김진숙 지도위원, 6일 새벽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


글쓴이: 조수원열사정신계승사업회

등록일: 2011-01-06 16:17
조회수: 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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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에 오르며

1월 3일 아침, 침낭도 아니고 이불을 들고 출근하는 아저씨를 봤습니다. 새해 첫 출근날 노숙농성을 해야 하는 아저씨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이 겨울 시청광장 찬 바닥에서 밤을 지새운다는 가장에게 이불 보따리를 싸줬던 마누라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살고 싶은 겁니다. 다들 어떻게든 버텨서 살아남고 싶은 겁니다. 지난 해 2월 26일, 구조조정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한진에선 3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짤렸고, 설계실이 폐쇄됐고, 울산공장이 폐쇄됐고, 다대포도 곧 그럴 것이고, 300명이 넘는 노동자가 강제휴직 당했습니다. 명퇴 압박에 시달리던 박범수, 손규열 두 분이 같은 사인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400명을 또 짜르겠답니다. 하청까지 천명이 넘게 짤리겠지요. 흑자기업 한진중공업에서 채 1년도 안된 시간 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그 파리 목숨들을 안주삼아 회장님과 아드님은 배당금 176억으로 질펀한 잔치를 벌이셨습니다. 정리해고 발표 다음 날, 2003년에도 사측이 노사합의를 어기는 바람에 두 사람이 죽었습니다. 여기 또 한 마리의 파리 목숨이 불나방처럼 크레인 위로 기어오릅니다.



스무한살에 입사한 이후 한진과 참 질긴 악연을 이어왔습니다. 스물여섯에 해고되고 대공분실 세 번 끌려갔다 오고, 징역 두 번 갔다 오고, 수배생활 5년하고, 부산시내 경찰서 다 다녀보고, 청춘이 그렇게 흘러가고 쉰 두 살이 됐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 생각했는데, 가장 큰 고비가 남았네요.



평범치 못한 삶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결단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결단을 앞두고 가장 많이 번민했습니다. 85호 크레인의 의미를 알기에…. 지난 1년, 앉아도 바늘방석이었고 누워도 가시이불이었습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아야 했던 불멸의 날들. 우리 조합원들 운명이 뻔한테 앉아서 당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정면으로 붙어야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한진 조합원들이 없으면 살 이유가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해서 우리 조합원들 지킬 겁니다. 쌍용차는 옥쇄파업 때문에 분열된 게 아니라 명단이 발표되고 난 이후 산 자 죽은 자로 갈라져 투쟁이 힘들어진 겁니다.



지난 일요일.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보일러를 켰습니다. 양말을 신도고 발이 시려웠는데 바닥이 참 따뜻했습니다. 따뜻한 방바닥을 두고 나서는 일도 이리 막막하고 아까운데, 주익(고 김주익)씨는…. 재규(고 곽재규)형은 얼마나 밟히는 것도 많고 아까운 것도 많았을까요. 목이 메이게 부르고 또 불러보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김진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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