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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각해봅시다


글쓴이: 안칠수

등록일: 2012-09-20 00:51
조회수: 868
 
오늘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의사에, 성공한 사업가에, 서울대 교수까지... 소위 스펙 하나는 대한민국 최고죠. 사람보다 스펙을 먼저 따지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 사람 대통령 출마하는데 관심 없고, 기대 안하는 자 있다면 간첩 아니겠습니까?

오늘 안철수 출마의 변을 듣자니 고개가 갸우뚱해집디다. 막강 상대 경쟁자를 지지하는 국민의 반을 두고 ‘적’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쓰더군요. 솔직히 그를 적이라고 생각할만큼 미워할 이유가 있습니까? 실패 한 번 안해 본, 그래서 항상 주류로만 살았던 그에 대한 소심한 질투 정도겠지요.

오늘 저는 대한민국 사회의 참담한 한 면을 봅니다. 성공한 주류로 배고픔을 모르고 살면서 소위 사람의 생명을 치료했고, 사람의 친구인 컴퓨터를 치료했고, 대학 강단에서 신지식의 종자를 뿌리던 그 조차도 절대권력인 대권 앞에서는 경쟁상대의 추종자를 적으로 여길 태세더군요. 통합논리의 껍데기 안에는 반수의 지지자를 더욱 확실한 내편으로 선 긋기 하려는, 그래서 한국사회의 병폐인 분열의 장점을 역이용하려는 진심을 알고나니 더 씁쓸했습니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구요? 싸움만하는 기존의 꼴통 정치판에 시스템 혁명의 싹을 튀운다구요? 순수하고, 완전무결의 표상처럼 잘 포장된 그의 숨겨진 약점 조금 들춰낸다고 상대방 지지자를 단호히 ‘적’으로 매도해 버리는 사람이 다음세대 아이들을 위해 대한민국의 올바른 미래를 건설한다구요? 개소리 당장 집어 치우라고 하세요.

‘적’이란 말에 조금 흥분한 건 사실입니다. 왠 줄 아십니까? 한국의 노조가 20년 넘게 심지어는 지금까지도 말로써 또는 글로써 ‘적’ 논리로 공고한 위상을 쌓았거든요. ‘투쟁’이야말로 싸우고 또 싸워서 전리품을 챙기는 게 목적 아닙니까? 싸움판(투쟁)에서 가장 큰 동력은 ‘적’입니다. 친구, 동료와 제대로 싸우겠습니까? 상대가 적일 때 적개심은 최고에 이르게 되죠.

사회가 변하고, 경제의 틀이 바뀌고, 경영자의 인식이 달라졌으니 싸움보다는 이제 대화하고 소통하자는 설득이 당체 먹히질 않습니다. 현대차, 기아차 노조 보십시오. 고객이 기다리든지 말든지, 협력업체 재고가 쌓이고 적자가 쌓여 돈이 말라 쫄쫄 굶든지 말든지, 지역경제 나라경제가 어려워지든지 말든지, 파업하고 싸우면서 자기들 임금성과급 잔치에 정년까지 늘리면서 훌륭한 전리품을 챙깁니다.

무지막지한 CR(부품단가인하)로 협력업체 고혈을 짠 피같은 돈인데, 이것도 성과라고 회사와 싸워서 내 주머니 두둑히 전리품으로 챙기는 이 막장같은 사회. 고임금자 정년 늘리면 고스란히 그 부담은 다시 협력업체 고혈짜기로 돌아오는데... 그것도 모르고 벤치마킹하듯이 너도 나도 덩달아 싸우는 이 아둔한 세상.

동지는 누구고, 적은 누구입니까?  싸워야 될 사람은 누구고 협력해야 될 사람은 누구입니까? 우리는 싸우면서 정치판에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지지고, 볶는 더러운 모습에 신물이 나니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참신한 인물에 기대를 거는 건 또 얼마나 이율배반적입니까?

아직도 우리가 ‘적’입니까? 그러한 주장에 부하뇌동하면서 분열되어야 합니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오로지 투쟁하면서 생채기를 내고, 알량한 전리품에 눈멀어야 합니까? 당장 배고프다고 오늘 쌀독 닥닥 긁어서 다 퍼먹으면, 내일은 굶어도 좋은 것입니까?

오늘 안철수의 대선출마 선언을 보면서, 그리고 내일 우리 지회가 또다시 파업을 선언하는 모습을 보면서 궤변같은 논리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반을 적으로 여기며 진심으로 대화하겠다는 안철수나, 파업을 강행하면서도 대화와 교섭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지회가 무엇이 다릅니까?

다 같이 협력해도 뚫기 힘든 현실 앞에 놓여 있습니다. 두 배, 세 배로 노력해도 한계에 맞닥뜨리는 세상입니다. 사분오열은 곧 패망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불신과 반목은 흐르는 강물을 반대로 거슬러 오르는 어리석음과 같습니다. 모두 함께 탄 배의 키를 바로잡고 흐르는 강물따라 더 큰 바다로 힘차게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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