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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입하자 몸에 휘발성 용제 끼얹고 불붙여
노조 “경찰의 무리한 체포 시도가 참극 불렀다” 반발
경북 구미 KEC 공장을 점거해 농성 중이던 김준일(45) KEC 노조위원장이 30일 밤 10시께 몸에 휘발성 용제를 붓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 김 위원장은 분신 직후 달려온 경찰 등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위원장은 얼굴과 상체 등에 2∼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태일 열사 분신 40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노동자 분신 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점거 중이던 공장에서 회사 쪽과 협상을 벌이다 교섭이 결렬된 이후 경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경찰이 들이닥치자 여성화장실로 피신했으나, 경찰이 이곳마저 진입하자 몸에 휘발성 용제를 끼얹고 불을 붙였다고 노조 관계자들이 전했다.
노조는 점거농성을 해산하기 위한 경찰의 강제 체포 시도가 참극을 불렀다며 경찰과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나 경북지방경찰청은 적법한 법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며 관련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경찰서는 김 위원장의 분신 시도가 발생한 이후 전 직원을 비상소집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KEC 노조원 170여명은 지난 21일부터 공장을 점거해 직장폐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노조 쪽은 앞서 회사가 노조를 무력화시키려 한다며 6월9일부터 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회사 쪽은 노조원들을 공장 밖으로 내쫓고 대체인력을 고용해 공장을 가동해왔다. 이에 노조가 강력히 항의하자 회사 쪽은 공장을 폐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죽음으로 이곳을 사수할 것”이라며 “만약 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지 않고 위험물질이 쌓여있는 이곳을 힘과 폭력으로 제압한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찰에 경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KEC에서 20년 이상 일해온 노동자다.
<한겨레신문에서 발췌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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