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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00명의 시민들, 새벽 1시 한진중공업 담한 까닭은


글쓴이: 조수원열사정신계승사업회

등록일: 2011-06-12 20:55
조회수: 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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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통보받은 노동자들 지난해 12월부터 전면파업 돌입


'희망버스' 타고 온 시민들 사다리 타고 담 넘어 '응원의 놀이판'

 

6월12일 새벽 1시. 부산 영도다리 한진중공업 담벼락에서 폭 30cm 짜리 녹슨 사다리가 내려왔다.

 "자, 올라오세요. 괜찮습니다. 올라오세요."

 

아래에서 올려다 본 '올라오라는 손짓'은 낯설고 두려웠다. 연한 남색의 작업복을 입은 그들은 짙은색 안경을 써 눈빛을 가렸다. 코까지 덮는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렸고, 챙이 넓은 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별빛과 달빛과 많은 사람들이 밝힌 촛불로도 서로의 얼굴이 잘 분간되지 않는 새벽녘에…. 완벽하게 가려진 얼굴은 저 사람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위험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게 만들었다.

 2m쯤 되는 담장은 높았고 사다리는 부실해 보였다. 저 사다리에 올라도 되는 걸까. 고민하던 찰나, 그들이 내민 사다리로 가장 먼저 달려든 것은 문정현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홍세화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 한국판 편집인 등이었다. 흑발보다 백발이 많은 원로들이 거침없이 사다리에 오르자 다른 시민들도 앞다퉈 사다리로 손과 발을 뻗었다. 경찰이 달려들었다. 사다리를 빼앗으려는 경찰과 시민과 노동자간의 몸싸움이 치열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마스크맨'이 된 까닭은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희망버스 승객들은 '대담한 월장'을 감행했다. 담 아래로 내려가서는 "저희가 왔어요"라고 발랄하게 외쳤다. 정체를 알수 없는 '마스크맨'은 뜻밖에 친절했다. "조심하세요. 저희가 잡고 있습니다. 걱정마세요. 어 조심조심~." 약 세 명의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사다리를 붙잡고, 내려가는 이들을 붙들어주었다.

  그들은 왜 마스크맨이 된 걸까. 코끝까지 덮어쓴 마스크를 쉽게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회사쪽의 채증과 고소·고발 남발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에서 일한 지 10년째인 한 노동자는 "지난 3월 파업중인 노동자 170명의 3분의 2가 경찰서로부터 소환장을 발부받아 조사받은 일이 있었다"며 "경찰서에 가보니 언제인지도 모르는 순간에 내 얼굴이 나와있어, 언제 어디든 찍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맨들은 툭하면 25도가 넘는 부산의 초여름 날씨에도 힘겨워했다.

  마스크맨들은 700여명 희망버스 시민들의 '난장판' 뒤쪽에서 서성이기만 했다. 처진 어깨는 쉽사리 추어올리기 힘들어 보였다. "너무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난다" "마치 물만난 고기가 된 것 같다"고 하면서도 표정 한쪽은 내내 어두웠다. 출구 없는 현실 때문이다. 이들은 탈의실로 쓰는 5층짜리 생활관 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잠을 자는 곳은 텐트다. 400명 정리해고 통보를 받고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난해 12월20일부터 텐트 숙식 생활이 시작됐다. 공장에서 밥을 해먹거나 라면을 끓여먹는다.

 노동자들은 400명 정리해고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50일 전 노동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고, 대상자 선정 기준도 자의적이었다. 해고 회피 노력도, 경영상의 긴박한 필요도 없었다.

 한진중공업이 2008년 인수한 필리핀 수빅조선소에는 초기 투자금액만 7억달러로 한국 기업이 필리핀에 투자한 최대 액수가 투입됐다. 이후 추가 투자를 포함해 2009년까지 모두 10억달러를 투자했다.

 영도조선소 투자액은 0원이다. 수주 물량도 0건이다. 당장 노사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은 다음해 7월에야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문영복씨 는 "회사가 영도조선소를 다시 운영할 의지 자체가 아예 없는 것 같다"며 "지금 우리는 법적 해결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것 외에는 아무런 기대도 없다"고 말했다. 

파업 장기화…출구 없는 현실 

 파업은 장기화하고, 피로도는 커지고 있다. 이 곳에서 일한 지 6년째인 오아무개(32)씨는 "6개월 간 월급을 받지 못해 생활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씨의 친형도 한진중공업 노동자로 이번에 둘이 함께 정리해고 대상이 됐다. 오씨는 "가정이 풍비박산났다"고 말했다. 근무한 지 4년째인 김아무개(28)씨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힘으로 밀리고 수적으로 밀리고, 그런 거 보면서 매일매일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은 아주 사소한 일로도 노조원들이 서로 다투는 경우도 많은데 그만큼 예민해져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점도 힘들다. 최아무개씨는 딸이 태어난 지 16개월인데, 함께 지낸 건 한 달 밖에 안 된다. 최씨의 아내는 "딸이 아빠를 낯설어하는 것에 가슴 아파하는 남편을 보면 마음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희망버스 이후'다. 자발적 시민이 많이 결합한 희망버스 승객이 모두 떠난 뒤 회사가 용역을 다시 투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동엽 한진중 노조 노동안전부장은 "이제 남은 일은 용역과 경찰력에 어떻게 대응할지입니다. 그동안 용역은 한 번도 회사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합법 파업을 짓밟을 명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희망버스를 의식한 회사가 12일 새벽 대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강수를 뒀고, 그 과정에서 용역들이 다쳤다고 합니다. 감정이 격해졌고, 그에 따라 언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지난 11일 충돌 때는 노동자들도 10여명 다쳤다.

  6월12일 오후 3시30분. 700여명의 희망버스 손님들을 떠나보내며 선글라스를 벗은 마스크맨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떠나는 '희망버스 승객'들은 "전쟁터에 버리고 가는 기분"이라며 미처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그들을 보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다시 집합했다. 채길용 한진중공업 노조 지회장은 "회사쪽이 언제 다시 용역을 투입할 지 모릅니다. 다들 긴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동자들은 담배 한대씩을 나눠피우고, 85호 크레인 경비에 나섰다. 다시, 긴 싸움이 시작됐다.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에서 발췌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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