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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최평규회장 노사분규 해결 실마리 찾기위해 사흘째 지속…
회사 정상화 강한 의지
현장 경영의 대명사로 알려진 최평규(55) S&T그룹 회장이 단식에 들어갔다. 지난해 인수한 S&T대우(옛 대우정밀) 교육관에서 지난 18일부터 사흘째 지속하고 있다. 쌀뜨물도 아닌 생수만 마시는 단식에선 가장 힘든 시점이다.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죄송합니다. 지금은 말씀을 나누기 어렵습니다”며 버거워했다. 가라앉은 목소리엔 힘겨워하는 모습이 묻어났다. 그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지병이 있다. 사흘 동안이나 음식을 거부하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은 목숨을 건 행동이나 마찬가지다.
최 회장처럼 중견그룹의 대표가 노사문제로 단식에 들어간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무엇이 그룹 회장을 단식으로까지 몰았을까? 표면적인 이유는 S&T대우 노조의 금속노조를 통한 산별교섭 요구에 있다.
지난해 대우정밀을 인수할 때 금속노조 산별교섭에 참여했던 관행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확약서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노조 주장과 해외로 사업을 이전할 경우 90일 전에 노조와 합의하는 등의 중앙교섭 요구안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회사 측의 입장이 맞섰다. 그러는 동안 노사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노조는 죽창을 들고 무단으로 진입해 집기를 파손했다. 사측은 직장 폐쇄라는 강수를 뒀다. 한치의 양보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온 셈이다.
결국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노사 분규의 해결 실마리를 찾기 위해 최 회장은 ‘단식’을 택했다. 최 회장이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모습을 볼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평소 최 회장은 직원들과 똑같은 작업복으로 생활하며 365일 공장에서 살다시피 생활했다. 우여곡절 끝에 자수성가한 최 회장으로선 지금과 같은 상황을 두고만 보기 어려웠을 듯하다.
2003년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을 인수했을 당시에도 노사 간의 갈등은 심각했다.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며 기대감에 부푼 노조와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최 회장의 생각이 같을 수 없었다. 결국 S&T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까지 치닫기도 했지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현장 경영을 펼쳐온 최 회장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이 같은 원칙은 해고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험한 상황에서도 지켜졌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현장을 중시하는 최 회장의 진정성에 노사관계도 점차 정상화될 수 있었다.
단식에 들어가기 전에 최 회장은 이런 취지의 말을 전했다. “추석전에 문제를 해결해서 조합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게 하고 싶다.” 노조 측에선 여전히 추석 이후에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 산별교섭의 목적을 얻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틀 후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회장의 단식 사태까지 불러온 S&T대우의 노사 분쟁이 짧은 기간에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하더라도 해법의 단초는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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