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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이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우공이산”


글쓴이: 부지매

등록일: 2006-04-21 07:45
조회수: 1532 / 추천수: 8
 
사람이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우공이산”
(2004. 4. 20.)



(▲ 노숙농성장 앞, 부지매 동지들이 방송차량 위에서 아침 선전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동아대병원 신규직원들을 만났습니다.
아직 입사를 한 건 아니지만 조만간 간호사가 될 사람들이었습니다.
새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옷차림들..
옷빛깔보다 밝은 얼굴들..
단비 지난 후의 물오른 새봄의 나무들처럼 물기 뚝뚝 떨어지는 푸르른 생동감들..
그들에게도 어김없이 부지매 얘기를 했습니다.
여러분들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꿈꾸던 사람들이 있었노라고..
여러분들처럼 설레는 첫걸음을 힘차게 디딘 사람들이 있었노라고..
여러분들처럼 나만 잘하면 발 딛고 서있는 땅이 느닷없이 꺼지는 일은 없으리라 철썩같이 믿었던 사람들이 있었노라고..
여러분들처럼 예쁘고..여러분들처럼 여리고..여러분들처럼 그런 사람들이 있노라고..
그러나..단 한번도 상상하지 않았던 일들이.. 그들과는 전혀 무관한 이유로..어쨌든 일어났고..
매몰사고처럼 별안간 딛고 선 땅이 꺼졌는데..그대로 생매장될 수는 없어 풀한포기를 잡고 겨우 매달려..지금 서면의 '빈'이라는 커피숍앞에서 노숙투쟁이라는 걸 하고 있노라고..
그들에게도 그 일은 단 한번도 꿈꾸지 않았던 미래였노라고..
그때 한 친구가 작은 목소리로 "봤어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분들을 봤을 때 어떤 마음이었어요"묻진 못했지만
이후에 우리를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도 다른 마음으로 보게 되겠지요.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꿈꾼대로 살기를 바란다고..
그러기 위해선 누군가의 짓밟힌 꿈들을 우선 일으켜 세워야하지 않겠느냐고..
누군가 맨주먹으로 탱크앞에서 나는 노예가 아니라고 절규할 때..
탱크가 힘이 세다는 이유로
혹은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외면할 때
결국 우리는 의사와 무관하게 탱크의 편이 되는 게 아니겠냐고..
자유에 대해서..인간의 존엄함에 대해서..그걸 지키기 위한 용기와 연대에 대한 말로 마무리를 하고 지하철안에서도 뛰어 집회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집회 끝나고 황 이라 동지 따라서 한의원엘 다녀왔습니다.
성한 사람이 비정상으로 보일 정도로 다들 아픈 상황이라
특별히 간병일기를 써야할 일이 아니긴 하오나..
등에 종재기 같은 부황기를 혹처럼 붙이고 그 종재기 안에 선혈처럼 고여드는 피를 볼때..
그 부황기를 떼내고 나면 뒷통수부터 종아리까지 수십개의 침을 꽂고 꼼짝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볼때.. 그 몸으로 노숙을 하고..경찰들과 맞서 싸우고..집회를 하고.. 목에 칼을 차고 찬바람을 맞고..
팔에 깁스를 한 채 육신이 곤고할수록 정신은 살아나는 듯한 이대경 동지. 조은덕 동지.김은정 동지.정효중 동지.동지..동지들...

사람이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를 생각하는 요즈음입니다.
순진하다 못해 어리숙하기까지 한 근로자가 어떻게 투사가 되고 활동가가 되는가..
그건 단순히 지향이나 염원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닐겁니다.
수많은 고통의 벽들을 넘어서고 눈물의 강을 건너는 일..
한 사람의 활동가는 그가 지나온 시대입니다.
다들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할 때 홀로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다들 한 방향으로 떠밀린 채 흘러갈 때 홀로 표표히 흐름을 거스르는 의지..
그리고 신비스러우리만치 역사는 그런 자들의 용기와 의지가 가르키는 방향대로 흘러 왔습니다.
우공이산..
지금은 어리석어 보이나 태산을 옮기는 건 결국 그 어리석은 자들에 의해서 였습니다.
우리는 이미 매일 태산을 옮기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삽..내가 나를 딛고 일어서는 일..
그 일만 남아 있습니다..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님의 글


정든 일터로 돌아가 이 좋은 봄날 우리도 남들처럼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부당하게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거리를 떠돈지 어느덧 222일.  
이러다 거리에서 일년을 맞게 될까 두렵지만, 또다시 매표소에서 시민 여러분을 맞을 수만 있다면야 이까짓 고생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고용승계, 원직복직을 향한 우리의 열의는 너무나도 드높기에 기필코 돌아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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