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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 이렇게 오는데…아마 내 인생에 가장 우울한 밸런타인데이인 것 같습니다."
14일 오후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열린 결의대회를 마친 생산직 직원 김형기(34. 가명)씨는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오늘 아내가 밸런타인데이라고 초콜릿 대신 용돈을 보내 줬다"며, "한 달 이상 집에도 못 들어가고 회사 생활관에서 총파업을 하느라 월급이 안 나와 돈도 한 푼 못 갖다줬는데 면목이 없다"고 쓴 웃음을 물었다.
2001년에 입사한 김 씨는 지난달 12일 회사 측이 통보한 290명의 정리해고 대상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아내가 준 용돈 뿐 아니라 회사 측으로부터 '직장폐쇄'라는 선물 아닌 선물까지 받았다.
당초 이날 낮으로 예정됐던 회사 측의 정리해고를 저지하기 위해, 이날 새벽 5시쯤 한진중공업 채길용 노조 지부장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문철상 지부장이 50m 높이의 영도조선소 15호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 6일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이래, 추가로 크레인 농성이 진행되자 회사는 같은 날 오전 직장폐쇄로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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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으로 올라간 채길용 지부장은 "정리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며 투쟁의지를 불살랐고, 회사는 회사대로 "타워크레인 점거와 불법 규찰대 운영으로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데다, 노조가 조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직장폐쇄 이유를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당초 이날 낮으로 예정됐던 정리해고 단행 시점을 15일 새벽 0시까지 늦추고 이 때까지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지만, 정리해고자 190명을 포함해 4백 명을 구조조정 한다는 입장에서는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극심한 수주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정리해고 190명은 최소한의 규모"라며, "이번에 매듭짓지 못하면 한진중공업은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해 한진중공업 노조 최우영 사무장은 "사측은 수주를 성사시켜 경영을 정상화하려고 노력한 뒤에 구조조정을 논의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직장폐쇄까지 단행한 것은 이제 영도조선소를 폐쇄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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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생활관에서 합숙 농성을 이어온 한진중공업 노조는 정리해고가 단행되는 15일부터는 전 조합원을 생활관에 집결시켜 무기한 농성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산시청 앞에서 '한진 사태 해결을 위한 끝장 농성'을 벌여온 부산지역 야4당(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과 시민단체들도 이날부터 한진중공업 앞으로 농성장을 옮겨 노사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측은 당장은 별다른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조합원들이 머물고 있는 생활관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나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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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채길용 노조 지부장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문철상 지부장이 50m 높이의 영도조선소 15호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다음 - 노컷뉴스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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