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친형 건평씨의 구속기소로 침묵을 지켜왔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근 정세균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순진한 형님 때문에 밖에도 못나간다'는 발언을 소개한 보도에 대해 13일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기사로 인해) 그동안 저의 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조건 없이 지지해 주셨던 분들이 이 글을 보고 제가 염치없는 말을 했다고 생각하고 마음으로 실망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라며 해명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정 대표 일행의 예방을 받았던 당시에 "저를 도와서 일했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좀 가혹하다 싶을 만큼 수사를 받았다는 말은 듣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밖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현할 형편은 아니다"라며 "형님이 재판을 받고 있는 마당이니 국민들에게 오로지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형님을 '순진한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누구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닌 줄도 잘 알고 있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일이라 생각하여 근신하고 있을 뿐 누구를 원망하고 억지를 부려 책임을 감출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관련 기사를 부인했다.
그는 "세상을 고치고 바꾸자고 한 일이었다면 이루어 놓은 일이 너무 적고, 권세를 탐하여 정치를 한 것이라면 그를 위하여 저나 제 주위 사람들이 치른 대가가 너무 많았던 것 같다"며 복잡한 심정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감옥을 다녀오고, 상처 입고, 제 스스로도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고, 상처를 입고, 남은 생애마저 자유롭지 못한 형편을 생각하면 그렇다"며 "물론 이것은 저만의 일은 아니라 권력 일반의 속성에 관한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정치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하곤 했다"며 "그렇다고 무슨 인생에 대한 회한이나 서글픈 심경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시대를 뛰어 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아직 인생의 회한이나 이야기하고 있을 나이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듣는 사람의 느낌에 따라 해석이 더해져서 형을 비호하고, 검찰이나 정권을 원망한 것처럼 기사가 보도된 것 같다"며 "그리고 정동영(전 통일부장관)씨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에 짐을 내려놓기 전이라도 이 곳 이야기 마당에는 나와 보고 싶지만, 그것도 아직은 아닌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다"며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형 건평씨가 세종증권 매각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 뒤 지난해 12월5일 방문객과의 마지막 인사 이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켜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