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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다 못해 서글퍼 집니다. 아직도 반성의 기미는 커녕 몹쓸 말로 자존심 긁는 글 때문에 밤 잠이 오지 않아 피끓는 심정을 적습니다.
한국델파이 지회가 ‘담화문’을 통해 쓰레기 같은 글로 S&T 전임직원을 모욕함에도 불구하고, 노사를 떠나 한 솥밥을 먹는 구성원으로써 S&T대우 지회 간부들이 우리보다 한국델파이 지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들의 막말에 동조하면서 회사와 선량한 조합원의 자존심을 짓밟은 간부들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자존심도 없고, 지조도 없는 우리 노조, ‘이제 갈 때까지 갔다’는 비통한 마음 지울 수가 없습니다.
승리했다고 웃고 있는가?
한국델파이 인수 참여는 결국 무산 되었습니다. 이는 대다수 조합원들의 생각과는 달리, 지회 간부들이 그토록 원하는 바였습니다. 3사(S&T대우,S&T중공업,S&Tc) 지회 간부들이 공동으로 모의하고 공문으로, 성명서로 회사와 경영진을 궁지에 몰아넣으면서까지 반대한 결과였음은 만인이 압니다. 이게 승리라고 생각합니까? 연대의 힘으로 목적을 쟁취했다고 웃고 있습니까?
승리했다고 생각하던, 연대쟁취로 믿고 희희락락하던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국델파이 인수반대 명분에서 분명하게 밝혀진 것이 있습니다. 우리 노조가, 특히 지회 간부들이 무엇을 위해 투쟁하는지, 왜 외부세력과 연대하는지, 그리고 힘을 키워서 쟁취해야 될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조합원들도 알고, 사무직도 알고, 세상이 다 알게 되었습니다.
결코 조합원을 위해 투쟁하는 노조 간부들이 아니라는 것 말입니다. 이번 한국델파이 인수 반대 성명서를 통해 노조 스스로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궁색한 반대명분에서 회사의 미래를 고민한 흔적은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조합원이 얻게 될 이해득실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지요. 오로지 회사 경영진 흠집내기에만 급급한 인수반대 성명서였습니다.
애시당초 인수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공부하기도 싫었으면 조합원들과 또 경영진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 채널마저 금속노조 소속 그룹 3사 지회간부들 뿐이었다는 게 너무나 한심합니다.
이도 모자라, 한국델파이 지회가 회사를 악질자본으로, 조합원을 단순한 부속품으로 매도하는 저질 같은 주장과 행태에 오히려 동조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인수 반대의 이유가 압도적으로 찬성한 조합원들이 단순한 부속품으로 보여서 무시한 것입니까? 이도 아니면 금속노조나 한국델파이 지회의 반대투쟁에 무조건 뜻을 같이 하고, 한솥밥 먹는 대다수 찬성 조합원들을 배신한 것입니까?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조합원들이 찬성했는데 왜 이제 와서 인수하지 않은 이유를 노동조합에 그 탓을 돌리냐고 비겁하게 발을 빼는 겁니까?
회사의 성장을 자본의 비대로 매도하고, 생산성 향상을 노동탄압으로 변질시키며 이와 뜻을 같이하는 자는 비록 적일지라도 동지로 삼는 노조 간부들... 조합원 대다수가 찬성하건 말건, 울타리 밖의 진짜 동지인 금속노조와 한국델파이 지회가 반대투쟁을 불사하겠다면 그 뜻에 따라 부하뇌동하는 노조 간부들... 이를 두고 투쟁, 쟁취, 승리했다고 자축하는 노조 간부들... 책임 지지 못할 말을 뱉고도 커튼 뒤에 숨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비겁하게 남탓 하는 노조 추종자들...이제 그 행태에 정말 신물이 납니다.
과연 노조간부 당신들은 누구와 함께 일을 하고, 어디에서 월급을 받으며, 어떻게 이 치열한 경쟁사회를 뚫고 나가야 하는지 까맣게 잊어버렸습니까? 아니면 그건 관심 없고 오로지 이데올로기로 싸우고 이겨서 우리 사회의 근본 질서를 무너뜨리는데만 힘을 쏟는 것입니까?
지나간 버스, 손들 지 마라!
한국델파이가 어떤 회사입니까? 우리가 출자하고 투자해 만든 회사입니다. 기술력, 사업형태, 경쟁시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회사입니다. 에어백을 제외하면 중복되는 제품이 없어 인수만 되었다면 자동차부품 사업의 규모와 외형확대를 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요. 우리 회사의 샤시부문과 엔진부품, 전자전장품에다 한국델파이의 제동장치, 공조장치, 조향장치, 동력전달 등이 합쳐지면 말 그대로 종합 자동차부품 회사로서의 위상을 점할 수 있었던 호기였습니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힘 없는 약자에서 강자로 바뀔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우리 회사처럼 소품종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는 약자 중의 약자입니다. 완성차 회사는 마음만 먹으면 우리 회사 아이템 정도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런 일로 겪는 서러움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지요. 우리 회사의 약점을 이용해 상상 이하의 낮은 가격으로 치열하게 파고드는 경쟁사 덕분에 쇼바와 에어백은 이제 울며 겨자 먹기로 제조원가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납품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마저도 매년 100억원이 넘는 C/R(가격인하) 비용을 요구해 약자의 등골은 휠대로 휘고 있습니다. 자동차부품의 주력사업이 이러니 앞으로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이게 바로 약자의 서러움입니다. 그래서 한국델파이 인수를 돌파구로 삼았던 것 입니다.
조합원, 나아가 사원 모두가 이런 미래에 대한 걱정과 약자의 서러움을 극복할 돌파구로 한국 델파이 인수를 지지했다고 믿습니다. 몇가지 제품에 의존하는 ‘을’ 같은 회사에 그치지 않고, 완성차의 요구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회사로 발전하길 꿈꿨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자리 안정도 보장받고, 성장발전하는 회사와 함께 자신도 발전하길 기대하는 것은 S&T대우에 몸담고 있는 모든 종업원들의 인지상정 아닙니까? 950명의 사원들 먹여 살린 거래처를 뚫기 위해 대표이사가 1년 365일 중 200일 가까이를 비행기에서, 먼 타국에서 고생하는 이유를 1%만 안다면, 한국델파이 고객과 우리 회사 고객의 복합시너지를 통해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음을 충분히 점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상식만 가졌다면 말입니다.
아쉽지만, 버스는 떠났습니다. 상식도 없고, 회사미래에 대한 걱정도 없고, 사원들에 대한 존중도 없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잔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두고 뿌리 깊은 외골수 노조사관으로 정당한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이참에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사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원들의 일터 안정과 미래발전의 길에 또다시 노조간부가 재를 뿌리는 것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신입사원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푸념을 섞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산현장이 바쁘게 돌아가고, 더구나 물량을 주겠다고 찾아온 해외 바이어가 현장실사를 하는 통에 정신 없어 죽겠는데, 노조 간부라는 사람이 왜 자신의 일터를 비우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개 신입사원도 알고 있는 기본입니다. 그런데도 자칭 민주노조의 간부가 모른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아닙니까? 이번 한국델파이 인수반대도 압도적 다수의 사원이 다 알고 있는 우리의 문제를 유독 노조간부들만 모르고 엇박자를 낸 결과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성장기회를 주는 경영진
회사는 새로운 성장의 싹을 틔우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지난 1/28일(금) S&T모터스를 S&T대우의 자회사로의 편입을 선언했습니다. S&T모터스가 흑자로 돌아서고, 친환경 첨단 전기스쿠터의 출시 이후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 잘만 하면 그렇게도 염원하던 <1조 클럽>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천억대 회사와 1조원대의 회사는 브랜드 가치나, 고객의 인식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이제 명실상부한 S&T그룹의 주력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발을 뗀 것입니다. 더구나 자동차부품에 한정된 우리의 사업분야가 드디어 완성차에까지 이르렀다는 자부심까지 가질 수도 있는 중대한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영진은 한국델파이 인수를 통해 S&T대우를 일약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 계획은 우리 내부의 일부가 반대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S&T대우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만일, 이 두 번째 기회조차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속된말로 우리는 ‘바보고 x신’입니다. 제발 서글픈 일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모읍시다. 알량한 노조의 이데올로기에 우리 밥그릇 걷어 차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외세에도 휘둘리지 말고 우리 삶터는 우리가 지킵시다. 회사에 인생을 건 사원으로써 피끓는 심정으로 한솥밥 먹는 우리 노조에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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