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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부 일반해고·취업규칙 지침, 사회적·법률적 정당성 논란 불붙여


글쓴이: 교선부장

등록일: 2016-01-25 13:22
조회수: 496
 

 [쉬운 해고, 임금피크제 강행 현실화하나]

정부 일반해고·취업규칙 지침, 사회적·법률적 정당성 논란 불붙여

 

 

노동부 ‘능력·성과 중심 사회’ 기치로 도입 강행 … 노동계 “법률 근거 없어 무효” 반발

 

정부가 일반해고·취업규칙 지침을 일방적으로 시행하면서 제도 도입의 사회적·법률적 정당성에 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직무능력·성과 중심의 인력운영을 위한 가이드북 공정인사 지침(일반해고 지침)은 저성과자 퇴출제를 기업의 새로운 인사관행으로 자리 잡게 할 가능성이 높다.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취업규칙 지침)은 정부·경영계가 추진할 성과연봉제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용이하게 만드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용·인사·해고까지 '능력·성과' 중심으로=일반해고·취업규칙 지침은 노동계가 강하게 반대했던 사안이다. 정부가 17년 만의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명명한 9·15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파탄에 이르게 한 핵심 원인이다. 제도 도입 타당성이나 실효성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2014년 9월 노사정 협상이 시작된 뒤 1년6개월 동안 줄곧 두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정부의 정책목표는 분명해 보인다. 정부는 “채용에서 인력운영(인사·임금체계)과 해고에 이르기까지 근로생애 전반을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관행으로 자리 잡은 연공서열형 인력운영과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일반해고 지침은 성과를 기준으로 한 해고제도, 즉 저성과자 퇴출제를 의미한다. 취업규칙 지침에는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노동자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능력·성과 중심 인사·임금체계 개편에 따르는 노동자들의 반발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취업규칙 지침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 기준 해고제, 일반해고 지침으로=정부는 일반해고 지침을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인 공정인사 지침”이라고 정의한 뒤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과 근로계약 해지라는 두 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고 소개했다.

 

공정한 평가를 통해 급여·승진 같은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고, 업무능력이 현저히 부족해 재교육을 했는데도 능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근로계약 해지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성과를 기준으로 한 해고제도는 법률상 규정된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23조)하고 있다. 경영상 위기(정리해고)나 근로자가 심각한 비위·범죄를 저질러 근로계약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때(징계해고)만 해고가 가능하다.

 

정부 지침은 법원 판례로 일부 사례만 제시돼 있던 일반해고(법률 용어상 통상해고) 관련 절차와 정당성 여부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하지만 지침 정도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정리해고·징계해고에 더해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을 이유로 한 일반해고를 또 하나의 해고제도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일반해고 지침이 저성과자 퇴출제로 불리는 이유다.

 

◇일반해고는 곧 쉬운 해고, 등식 성립할까=일반해고 지침 시행이 곧바로 쉬운 해고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노동계는 “일반해고는 곧 쉬운 해고”라고 반발하고, 정부는 “해고사유와 절차를 명확히 한 만큼 절대로 쉬운 해고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쉬운 해고 주장을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우선 저성과자 퇴출제가 새로운 노동시장 관행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해고가 예전보다 쉬워질 수 있다. 노동계 주장에 힘을 싣는 분석이다.

 

쉬운 해고가 광범위한 해고를 뜻하는 것이라면 그 효과는 아직 측정하기 어렵다. 노동부는 “공정한 평가와 교육훈련·전환배치 같은 해고회피 노력에도 업무능력 개선이 없을 경우에만 해고가 가능하다”며 “반대로 다수의 성실한 근로자는 통상해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침 목표가 ‘다수의 쉬운 해고’보다는 ‘일부 저성과자 퇴출’에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일반해고 지침이 해고를 쉽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특정 누군가를 해고하기보다는 그 제도로 인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공정한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우리 사회 기업문화와 사용자의 이른바 찍어내기 식 부당해고가 판을 치는 현실을 고려할 경우 일반해고가 저성과자 퇴출제를 넘어 다수 노동자를 위협하는 쉬운 해고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을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1천700만 비정규직과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은 저성과를 빌미로 한 쉬운 해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사용자 만능열쇠, 취업규칙 요건 완화=정부가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려는 것은 성과·능력 중심 인사관행 정착과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노동자들의 반발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취업규칙은 채용과 승진·급여 같은 인사, 해고 등 근로 전반에 관한 사규를 의미한다. 사규는 원칙적으로는 사장(대표이사) 같은 경영진이 마음대로 만들거나 개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노동부는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취업규칙 지침)을 통해 이를 감독하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를 사회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법원에서도 이를 감안해 취업규칙 변경 내용 중 이익과 불이익이 혼재돼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불이익한 경우로 본다.

 

그런데 노동부는 새로 발표한 취업규칙 지침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노동자 동의를 얻어야 하는 불이익변경 요건에서 제외했다. 법원 판례를 근거로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사회적 합리성) △다른 근로조건 개선 여부 △노조 등과의 충분한 협의 노력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 일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단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를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법적 정년이 60세로 늘어난 만큼 정년연장 혜택을 보는 노동자의 임금을 일부 삭감하는 것은 불이익변경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다.

 

더불어 정부는 취업규칙 지침이 임금체계 개편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노동부는 “정년 60세 시대를 맞아 연공제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되 중장기적으로 임금체계 개편을 지원하기 위해 취업규칙 지침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가 사용자에게 무엇이든 열 수 있는 만능열쇠를 주는 꼴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동부가 제시한 ‘사회통념상 합리성’ 개념이 임금피크제나 임금체계 개편 사안에만 국한돼 적용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정부 행정지침은 법률의 규율을 받아야 하는데도 일반해고·취업규칙 지침은 법률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이를 뛰어넘는 내용마저 담고 있다”며 “각종 법률소송을 통해 행정지침이 위법임을 확인하고 정부 지침이 현장에서 적용될 수 없도록 무력화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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