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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자들 투표율 100%..'흙수저'는 투표 안한다?


글쓴이: 교선부장

등록일: 2016-04-11 15:47
조회수: 605
 

부자들 투표율 100%..'흙수저'는 투표 안한다?

[소프트 랜딩]정치인들이 흙수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이유

 

지난해 크게 유행했던 신조어 '금수저'와 '흙수저'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적나라하게 꼬집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총선에서도 역시 가장 주목되는 화두는 다름 아닌 경제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저마다 흙수저로 불리는 저소득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는 모습이 이채롭다.

 

최저임금제를 둘러싼 각 당의 공약은 경쟁적이기까지 하다. 더민주당과 정의당은 최저임금을 수년 내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고, 고소득층을 대변한다는 말을 듣고 있는 새누리당마저 양극화 해소가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 임금의 80%까지 끌어올리고 최저임금을 최대 9000원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정치권의 이러한 달콤한 공약에도 정작 저소득층은 투표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the better life index)를 보면 고소득층일수록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지만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상위 20%의 투표율은 100%에 달하는 데 반해 하위 20%의 투표율은 71%에 불과해 충

격을 던져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소득층-저소득층의 투표율 격차는 전체 34개 OECD국가 중 가장 컸다. 이는 저소득층이 금수저·흙수저 같은 신조어를 만들며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정작 투표에 참여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는 소극적이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고령층의 투표율이 청년층보다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50대 이상 연령층은 전체 유권자의 43.3%로 20~30대의 35.7%를 뛰어넘어 선거의 판세가 고령층 표심에 달려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게 보면 시골 벽촌의 어르신들은 새벽 첫차를 타고 먼 길을 걸어와서라도 한 표를 행사하지만 젊은이들은 법정공휴일인 선거일에 놀러다니기 바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런데 왜 어르신들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한 표를 행사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고령층은 그만큼 투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저소득층의 저조한 투표 참여율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실제로 고소득층이 많이

살고 있는 강남 3구의 투표율은 다른 곳보다 높게 나타난다. 지난 19대 총선의 투표 결과를 보면 강남 3구의 투표율은 평균 56.3%로 서울 평균 55.5%보다 높았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금천구(51.6%)나 강북구(51.7%)는 서울 지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강남 3구는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것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3.2%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3%의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지만 그것도 달성하는 게 힘들어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1인당 국민소득마저 6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또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국민 1인당 빚이 1억원에 달한다.

 

이런 암울한 경제 상황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결국 흙수저로 대변되는 저소득층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니계수가 개선되고 소득재분배가 잘 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정부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간한 '아시아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현재 한국의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45%를 차지해 아시아 국가 중 소득 편중 현상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90~2013년 기간에 상위 10%의 소득 비중이 16%포인트나 상승했고, 상위 1%의 소득 비중은 같은 기간 6%에서 12.2%로 확대됐다.

 

또한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 계층과 최하위 계층의 분배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인 소득 5분위 배율은 9.53배로 전년 대비 0.21배 포인트 상승했다. 즉, 금수저들은 더 부유하게 된 반면 흙수저들의 삶은 더 고달파진 것이다.

 

이처럼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소득층의 저조한 투표율도 한몫을 한다. 소위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표를 먹고 산다고 한다. 그런데 고소득층은 열심히 투표에 나서지만 저소득층은 투표를 안하니 정치인들이 과연 누구의 말을 듣겠는가?

 

선거 때마다 나오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약들이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 되고 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면 투표를 열심히 하는 고소득층을 위한 갖가지 정책들은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정치인을 무작정 비난만 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투표를 잘 하는 지지층의 지속적인 표심을 얻는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투표하지 않는 흙수저들의 이익은 아무도 대변해 주지 않는다. 결국 투표하지 않는 흙수저의 고달픈 삶은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mt.co.kr               <머니투데이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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