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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지하철 매표노동자의 호소


글쓴이: 부지매

등록일: 2006-01-06 16:48
조회수: 1215 / 추천수: 5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 실린 저희 비정규직 매표 노동자의 글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글을 읽어보시고
노동자는 하나라는 구호 뿐이 아닌 진정한 노동자의 의미를 되새겨보았으면 합니다.




비정규직 문제...  
매표소 해고노동자   2005-12-05 00:30:16, 조회 : 249, 추천 : 0


우리는 지하철 매표소에서 일하다 해고된 사람들입니다.
원칙적으로는 2005년 12월 31일 이었으나 부산교통공단의 일방적
계약해지로 인하여 계약기간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해고되었습니다.
이곳이 지하철 노동조합 게시판인것 알고 있고
또 여기 게시판에 우리 매표소 해고자들이 글을 올리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여러분들의 이해를 구하고 싶어서 입니다.

이 글은 매표소 해고노동자의 이름으로 글을 쓰지만 제 개인적인 글임을
말씀드리며 우리들에게 갖고 있는 마음을 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어떤 사람도 부모가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제게는 항상 부모의 도리를 다못 했다고 마음아파하시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머니 나름대로는 힘겹게 최선을 다하셨지만 다른사람들 처럼 못다해준것이
많아 항상 걸려하시고 가슴아파하셨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원망도 많이 했었지요.
제가 무슨 노동운동의 당위성이나 의식이 있어서 교통공단이나 시청을 상대로
우리들의 고용승계를 외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저는 단지 공기업에서 몇개월 남지도 않은 계약기간 마저 어겨가며
해고를 하면서도 너무나 당당하고 우리들에게 조금의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
태도에 억울했을 뿐이었습니다.
관심도 없었고 제도가 그러니 그런가보다 했었으니까요...
우스갯소리로 전세집도 계약기간을 채우게 명시되어 있고
그러지 못할때는 일정의 보상일지 배상일지를 해주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공기업이 100여명이나 되는 개인이 그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단칼에 계약을 어길수 있는지 그러고도 그렇게 당당하고 떳떳할수 있는지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이 잘못했다는 그것만은 말해야 할것 같아
노동조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솔찍히 정규직들의 주장도 모두 다는 아니라도 내가 그 사람들 입장이라도
그랬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덤벼들어 수치를 당하고 싶지도 않았고
공기업이나 관청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억지스럽게 일처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싸워볼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물론 내가 원한 일도 아니었고 내가 크게 잘못한 일도 없었지만
사용하던 사람이 이제 필요하지 않다하니...어쩔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만 그 몇개월 조차도 그렇게 한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알고 하찮게 봤으면  도대체 어떻게 생각했으면
그렇게 까지 했나 하는 마음에 그냥 예..하면서 가기에는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이 말하는 데로 정부의 공식적인 내용만을 신뢰할수
있는 정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내게 노동현장의 일들은 소위말하는
확 깨는 순간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무모하고 이렇게 힘들면서
내가 어떤 지탄받을 이유나 남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만한 특별한 사람이 아님에도
내 모습은 남들의 눈에 과격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비칠수 밖에 없는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과거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음을 인정할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한 우리 어머니...
제가 이 매표소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 후에 가장 마음아파하셨던 분이신데
지금 제가 하고 다니는 이 일을 또한 가장 반대하고 말리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하고 다녀서가 아니라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저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한 이러한 사회적인 일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시지만 당신자식이 그런일을 하는것은 보고싶지 않으신모양입니다.
많이 우셨습니다.
과거에 제가 못다해준 일이 오늘의 일을 만들었다고 자책하시는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머니를 보면서 저  또한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왜냐하면 그 아픈마음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 노동조합원 여러분...
우리를 단지 부산지하철에 한정되어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들을 한국사회의 비정규직의 한부분으로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들은 비정규직이 처한 지금의 상황이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앞으로도 계속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확산되어도 괜찮다고 느껴지십니까?
또는 비정규직이 받는 노동의 강도나 대우 임금 기타 고용불안등이
개선될 여지없이 그대로 존재하여도 무방하다고 생각되십니까?
우리를 부모나 형제나 내 가까운 사람의 일처럼 생각해줄수는 없으시겠지만
단지 내 사업장안에서 시험 안치고 고용승계를 받으려는 재수없는 사람으로
보지는 말아주십시오. 넓게 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았을때 그 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신다면 저희들의 노력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힘이 되어주십시오.
우리를 못지키면 여러분들이 안전하지 못합니다 하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비정규직이라는 제도의 문제점을 공감하시고 이 제도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할수 있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제도개선을 위해 몸으로 부딪히는 저희들을 내사업장이 아닌
이 사회제도속의 부당함에 대항하는 사람들로 보아주십시오.
누구나 내 가족이 노동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는것을 원하지 않을겁니다.
누군가 남이 나서서 해주기를 바랄것입니다.힘들고 외로운 일이니까요...
저희들은 당사자로서 나서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우리들은 노동운동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하고 있다고 보는것이 더 맞을것 같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는 조직이 힘이 있었다면 저희들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겠으며 이처럼 추운 한겨울에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다시한번 부탁드립니다.
몰아치기엔 왠지 우리들이 안되보이면서도
받아들이기엔 내키지 않고 손해보는것 같고 억울한 생각 드실것도
알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산지하철이라는 틀 속에서 저희들을
보려고 마시고 이 사회에 퍼져나가는 비정규직 고용의 틀속에서
저희들을 보아주십시오.
나름대로는 이해를 구하고저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제마음이 여러분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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